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1년 만에 3.5%의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섰다.

미 상무부는 29일(현지시간) 3분기 GDP 성장률이 연율 기준으로 3.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성장률은 2007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시장 예상치(3.2%)를 웃돈 수치다. 미국 경제는 지난 2분기까지 4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었다.

3분기 성장은 미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소비 확대가 주도했다. 소비지출은 전분기 -0.9%에서 3.4%로 늘었다. 3분기 내구재 소비 증가는 전분기 대비 22%에 달해 2001년 이래 최대폭으로 늘었다. 생애 첫 주택 구입자에 대한 세제 지원(8000달러 한도)에 힘입어 신규주택 건설도 23% 늘어 1986년 이후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기업 투자는 2.5%의 감소세를 지속했고 고용사정이 악화를 지속하고 있어 미국 경기의 본격 회복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와 관련, 크리스티나 로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은"미국 경제의 완전 회복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미국 3분기 성장률의 플러스 전환이 예고돼왔음에도 일제히 급락한 것은 이런 불안감 탓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이 현물 · 선물을 1조원 가까이 매도한 데 따라 전날보다 23.86포인트(1.48%) 내린 1585.85에 마감,두 달여 만에 1600 밑으로 떨어졌다. 코스닥지수도 6.48포인트(-1.33%) 하락한 482.34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700억원어치의 주식을 매각했다.

아시아 증시도 급락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34% 급락, 3000선이 무너졌으며 대만 증시(-2.37%)와 일본 증시(-1.83%)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조귀동/서정환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