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경제를 떠났다'라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이제 미국의 정치인들이 결단을 내릴 시기가 된 것 같다. 만일 내핍의 불가피성을 인정해 출구전략이 시작되면 주가 버블은 걷히기 시작할 것이다. 반면 인기를 먹고 사는 정치권이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더 버틸 것이다.

최근 미국 정부는 생애 첫 주택구입자에 대한 세제 지원을 예정대로 이달 말 없애겠다고 밝혔다가 곧 말을 바꿔 내년 4월까지 연장하겠다고 나섰다. 내핍을 받아들이겠다는 신호를 보내다가 태도를 돌변한 것이다.

소비가 여전히 위축된 상태여서 정부가 어쩔 수 없이 부양책을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다시 커졌다. 하지만 동시에 정부의 정책 방향성에 대한 혼란이 가중돼 주가는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정부의 재원이 고갈되는 상황에서 정책 약발마저 안 먹힌다면 '더블딥'(이중 침체)으로 갈 확률이 높아진다. 결국 시장은 정부의 곳간에서 얼마나 더 선물이 나올지를 기다리고 있는데 바닥을 긁는 소리가 들리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두 가지 유형의 주식은 피해야 한다. 우선 부양정책이 끝날 때 피해를 볼 종목과 죽었던 경쟁업체(특히 일본회사)들이 돌아와 다시 피곤한 경쟁 속으로 들어갈 종목은 그간의 달콤했던 시간들을 잊어야 한다.

스태그플레이션(불황속 물가상승)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그렇다면 물가상승률 이상으로 판매가를 올릴 수 있는 시장지배력을 갖춘 종목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 한경닷컴(www.hankyung.com) 증권리더스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