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1월2일은 우리나라 원자력산업이 제2의 도약을 이루는 데 한획을 긋는 역사적인 날이었다. 안전성,환경적합성 등 사전부지조사를 통해 방폐장 부지 적합지역으로 확인된 경주시와 군산시,포항시,영덕군을 대상으로 주민투표를 실시한 결과 경주시가 89.5%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방폐장 부지로 최종 선정됐다.

방폐장 부지선정 4주년을 맞아 천년고도 경주시의 전통과 문화적 이미지에 걸맞은 세계 최고의 안전성을 갖춘 방폐장을 건설하는 것만이 국민과 경주시민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방폐물관리공단은 우선 2014년까지 경주로 본사 이전을 준비 중이며 꾸준한 지역협력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지역의 문화,예술,체육,관광발전을 위해 적극 후원하고 동참하는 것은 그러한 활동의 일환이다. 또한 경주방폐장 부지에 약 300억원을 투입해 과학과 자연을 주제로 한 환경친화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일반인들에게는 관광지로,학생들에게는 교육생태체험장으로 활용해 경주의 또 하나의 상징물로 자리잡게 되길 기대한다. 방폐장 건설과 운영 현황도 투명하게 공개해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할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경주방폐장 건설사업은 총 80만드럼 처분시설 중 10만드럼 규모를 동굴처분 방식으로 건설하고 있으며 나머지 70만드럼 시설은 단계적으로 증설하게 된다. 방폐물관리공단은 2단계 방폐장 건설 계획도 민주적 절차에 따라 적합한 처분 규모와 방식을 결정해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 지역 주민의 여론을 수렴하고 전문가 등의 논의를 거치게 된다. 공단은 현재 1단계 동굴처분 방식의 건설 경험을 토대로 전문기관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국내외 관련 법규와 요건을 만족하면서도 방폐물의 특성과 처분방식별 장단점을 재평가해 최적의 시나리오를 도출하기 위한 작업이다.

대만 인도네시아 터키 등 후발 원자력 국가들은 경주방폐장의 민주적 부지선정 과정과 동양 최초의 동굴처분 방식,사일로의 구조,환경친화단지 조성계획 등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경주는 천년고도의 역사와 함께 첨단과학과 인간,자연이 공존하는 친환경 방폐장 도시로 새롭게 그 이름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최근엔 방폐장 안전성 확보와 지역현안 해결을 위한 지역공동협의회가 구성돼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지역주민,시민단체,시의회,사업자 등 이해 관계자가 참여하는 이 협의회를 통해 안전성과 관련된 의혹을 포함한 현안들을 함께 해소해 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2012년 완공된 방폐장의 자랑스러운 모습이 기다려진다.

민계홍 < 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이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