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상황에서 브래지어를 마스크 대신 쓸 수 있는 '브라 마스크'가 올해의 '이그노벨상(Ig Novel Prize)' 수상작으로 뽑혀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상은 매년 기발한 발상이나 이색 연구 업적을 평가 대상으로 한다.

미국 하버드대가 발간하는 과학 유머잡지 '애널스 오브 임프로버블 리서치(AIR)'는 올해 이그노벨상의 공중보건 분야 수상작으로 '브라 마스크'를 선정했다고 29일(현지시각) 시카고트리뷴이 전했다.

이 독특한 마스크의 개발자는 우크라이나 출신 과학자 엘레나 보드너 박사다.

그는 1986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폭발사고에서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 부족으로 방사성 요오드 중독 현상을 겪은 것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밝혔다.

이 마스크를 쓰기 위해서는 먼저 옷 안에 입은 브래지어를 벗어 두 쪽으로 나눠야 한다. 이어 브래지어 끈을 머리에, 컵을 입에 대면 완벽한 방독면으로 바뀐다.

보드너 박사는 "처음에는 사람들이 브라 마스크를 보고 웃었지만 곧 이 제품에 대해 가만히 생각을 하더라"며 "마스크는 화재나 테러 공격, 모래 폭풍, 신종인플루엔자 같은 질병이 발생했을 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는 남성은 사용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보드너 박사는 "브래지어 한 쪽은 여성이 쓰고, 한 쪽은 옆에 있는 남성을 주면 된다"며 "이 마스크로 자신의 목숨 뿐 아니라 옆에 있는 남성 목숨까지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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