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티브 미디어 시대] (下) 방송 르네상스 어떻게 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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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독과점구조 깨야 상상력 피어난다
TV드라마를 보다가 배우들이 입고 있는 의상이나 액세서리같은 방송 소품을 즉석에서 구입할 수 있는 T커머스는 디지털 케이블방송 등을 통해 이미 상용화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반쪽 서비스에 그치고 있다. 방송 소품의 상표 브랜드를 노출할 수 없도록 한 방송광고 규제 탓이다. 하지만 내달 중에 방송법 시행령이 개정되면 간접광고(PPL)가 허용된다. 이렇게 되면 방송산업은 물론 유관 산업에도 적잖은 파장을 미치게 될 전망이다. 전자상거래의 패러다임이 한꺼번에 바뀔 수도 있어서다.
내년에 도입되는 민영 미디어렙도 방송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요인으로 지목된다. 28년간 지속돼 온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의 끼워팔기식 영업방식이 폐지되고,광고주가 원하는 방송 프로그램에만 광고를 내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천편일률적인 광고제작 관행이 혁파되고 '끼'와 상상력이 넘치는 기법들이 속속 등장할 전망이다.
◆점진적인 규제완화의 필요성
하지만 방송광고 시장이 미디어법 개정 취지에 맞게 틀이 잡히려면 광고 규제완화가 너무 빠른 속도로 이뤄져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KBS,MBC,SBS 등 지상파 3사로 방송광고 시장의 쏠림현상이 극심한 탓이다.
KOBACO에 따르면 지상파 3사의 지난해 광고매출은 1조8984억원으로 전체 방송광고시장의 77%에 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간접광고 가상광고 중간광고 등의 규제완화는 물론 민영 미디어렙 제도까지 도입되면 오히려 지상파 3사로의 단기 쏠림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미디어 환경을 창의적이고 혁신적으로 바꾸려는 정부의 노력이 자칫 독과점 시장구조를 더욱 고착화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미디어렙 도입이 문제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에 따르면 지상파방송과 계열 케이블채널(PP) 간 광고영업이 동시에 이뤄질 경우 지상파 방송사들은 연간 2000억~3000억원가량의 수혜를 보는 반면 다른 PP들은 1000억~2000억원 정도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종우 단국대 언론영상학부 교수는 "국내 방송광고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규제완화가 적절한 속도로 이뤄져야 한다"며 "초기 혼란을 최소화하려면 민영 미디어렙사에 단계적으로 이종매체 광고영업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초반부터 지상파 미디어렙에 매체 영역을 허물게 되면 지상파 미디어렙은 다른 매체에 접근 가능한 반면,다른 미디어렙은 지상파에 대한 접근이 차단돼 불공정 경쟁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진성호 한나라당 의원도 3년간 '1공영 · 1민영 미디어렙 체제'를 유지하고 방송사의 지분 참여도 제한하는 내용의 미디어렙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지상파 독과점 타파가 관건
지상파 3사의 독과점 현상은 케이블TV,위성방송 등 뉴미디어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14개의 지상파 계열 PP는 지난해 2790억원의 광고 매출을 올렸다. 이들을 제외한 175개 PP가 거둔 전체 광고 매출액(5990억원)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렇다 보니 일반 PP들은 영세하기 이를 데 없다. 매출액이 100억원을 넘는 곳은 CJ미디어 온미디어 등 29개에 불과하고 PP의 절반을 넘는 95개사가 적자상태에 놓여있다. 드라마 등 인기있는 프로그램의 대부분은 지상파방송에 몰려있다. 신규 종합편성채널이 이 같은 파행적인 시장 구조에 맞설 대항마로 주목받는 이유다.
불공정한 외주계약이 관행으로 굳어있는 국내 외주제작 업체들도 종편 등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2011년께 개국할 종편채널이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상파방송과 케이블 채널간 광고 규제완화가 차별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
내년에 도입되는 민영 미디어렙도 방송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요인으로 지목된다. 28년간 지속돼 온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의 끼워팔기식 영업방식이 폐지되고,광고주가 원하는 방송 프로그램에만 광고를 내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천편일률적인 광고제작 관행이 혁파되고 '끼'와 상상력이 넘치는 기법들이 속속 등장할 전망이다.
◆점진적인 규제완화의 필요성
하지만 방송광고 시장이 미디어법 개정 취지에 맞게 틀이 잡히려면 광고 규제완화가 너무 빠른 속도로 이뤄져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KBS,MBC,SBS 등 지상파 3사로 방송광고 시장의 쏠림현상이 극심한 탓이다.
KOBACO에 따르면 지상파 3사의 지난해 광고매출은 1조8984억원으로 전체 방송광고시장의 77%에 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간접광고 가상광고 중간광고 등의 규제완화는 물론 민영 미디어렙 제도까지 도입되면 오히려 지상파 3사로의 단기 쏠림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미디어 환경을 창의적이고 혁신적으로 바꾸려는 정부의 노력이 자칫 독과점 시장구조를 더욱 고착화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미디어렙 도입이 문제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에 따르면 지상파방송과 계열 케이블채널(PP) 간 광고영업이 동시에 이뤄질 경우 지상파 방송사들은 연간 2000억~3000억원가량의 수혜를 보는 반면 다른 PP들은 1000억~2000억원 정도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종우 단국대 언론영상학부 교수는 "국내 방송광고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규제완화가 적절한 속도로 이뤄져야 한다"며 "초기 혼란을 최소화하려면 민영 미디어렙사에 단계적으로 이종매체 광고영업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초반부터 지상파 미디어렙에 매체 영역을 허물게 되면 지상파 미디어렙은 다른 매체에 접근 가능한 반면,다른 미디어렙은 지상파에 대한 접근이 차단돼 불공정 경쟁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진성호 한나라당 의원도 3년간 '1공영 · 1민영 미디어렙 체제'를 유지하고 방송사의 지분 참여도 제한하는 내용의 미디어렙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지상파 독과점 타파가 관건
지상파 3사의 독과점 현상은 케이블TV,위성방송 등 뉴미디어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14개의 지상파 계열 PP는 지난해 2790억원의 광고 매출을 올렸다. 이들을 제외한 175개 PP가 거둔 전체 광고 매출액(5990억원)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렇다 보니 일반 PP들은 영세하기 이를 데 없다. 매출액이 100억원을 넘는 곳은 CJ미디어 온미디어 등 29개에 불과하고 PP의 절반을 넘는 95개사가 적자상태에 놓여있다. 드라마 등 인기있는 프로그램의 대부분은 지상파방송에 몰려있다. 신규 종합편성채널이 이 같은 파행적인 시장 구조에 맞설 대항마로 주목받는 이유다.
불공정한 외주계약이 관행으로 굳어있는 국내 외주제작 업체들도 종편 등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2011년께 개국할 종편채널이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상파방송과 케이블 채널간 광고 규제완화가 차별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