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독일판 메이도프' 사건으로 불릴 만한 대형 금융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에서 구속 수감 중인 '원조' 메이도프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무능을 조롱하고 나섰다.

한델스블라트 등 독일 언론들은 30일 "독일의 헤지펀드 그룹 'K1'의 소유주인 헬무트 키너(50)가 구속되면서 '미니 메이도프' 사건이 우려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기와 신뢰위반 혐의로 구속된 키너는 고수익을 미끼로 JP모건,바클레이즈,BNP파리바,소시에테제네랄 등 세계 주요 은행들의 자금을 끌어들여 호화생활비 등에 사용했다.

바클레이즈로부터 2억4000만유로,BNP파리바로부터 6000만유로 등 약 4억유로의 투자를 유치한 키너는 자신이 소유한 외국 회사들을 통해 자금을 세탁한 뒤 플로리다 부동산이나 자가용 비행기 등을 구입했다.

이처럼 유럽 대륙이 '미니 메이도프' '독일판 메이도프' 사건으로 뒤숭숭한 가운데 '오리지널' 메이도프는 미국 SEC의 무능을 조롱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650억달러 규모의 다단계 금융사기를 벌인 버나드 메이도프 전 나스닥증권거래소 위원장(71) 은 교도소에서 가진 SEC 감사관과의 면담에서 "수년 전 자신의 사기행각이 들통날 가능성이 있었지만 SEC 조사관들이 모르고 지나갔다"고 증언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