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은 2일 북핵문제와 관련,"우리가 도달한 결론은 당사자들인 북 · 미가 먼저 마주앉아 합리적인 해결방도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형식의 발표에서 "우리가 아량을 보여 미국과 회담을 해보고 6자회담을 포함한 다자회담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이제는 미국이 결단을 내릴 차례"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대변인은 "미국이 아직 우리와 마주앉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우리도 그만큼 제 갈 길을 가면 될 것"이라며 북 · 미 양자회담이 여의치 않을 경우 핵 강화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번 발표는 리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이 최근 미국 방문을 마친 직후 북한의 첫 공식 입장으로,북 · 미 양자대화를 위한 양측의 접촉이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음을 시사한다. 실제 북 외무성 대변인은 리근 국장이 미국에서 열린 제20차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에 참석,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성 김 북핵특사와 접촉한 것을 거론하면서 "이 접촉은 북 · 미 회담을 위한 예비접촉이 아니었고 따라서 접촉에서는 북 · 미 대화와 관련되는 실질적인 문제가 토의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북한은 또 '적대 관계 청산'이라는 용어를 써가며 북 · 미 양자회담이 한반도 비핵화의 출발점임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북 · 미 사이에 적대관계가 청산되고 신뢰가 조성되면 조선반도 비핵화 실현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있게 될 것"이라며 "지난 6년간에 걸친 6자회담 과정은 북 · 미 사이에 적대관계가 청산되고 신뢰가 조성되지 않는 한 6자가 아무리 회담을 해도 그것은 탁상공론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미국과의 양자대화를 강력히 요구한 것은 최근 남북간 비밀 접촉이 성과없이 끝났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조바심이 난 북한이 18일로 예정된 오바마 미 대통령 방한을 앞두고 모종의 제스처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