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의 반발에 속을 끓이고 있는 한나라당 내 친이(친이명박)계 인사들이 2일 일제히 목소리를 높였다.

소장파인 장제원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 의원은 "지금처럼 정 총리나 정 대표를 통해 세종시 수정을 밀어붙이는 것처럼 (국민들에게) 비쳐져서는 안 된다"며 "총리나 여당 대표에게 책임을 미뤄서는 안 되고 미뤄봤자 국민들이 인정하지도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정도로 논란이 불거졌다면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 떳떳이 나가 역사적 책임을 지겠다고 밝히고 여당 의원들에게도 힘써 도와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어 "정 총리가 박근혜 전 대표를 설득하겠다고 말한 것은 오만"이라며 "총리는 행정을 위탁받은 공직자에 불과한 만큼 국민에게 권력을 이양받은 대통령이 직접 역사적 고뇌와 판단을 통해 국민들에게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문했다.

친이계 공성진 최고위원과 차명진 의원은 "국민투표를 통해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시 수정론에 대한 지지여론이 높다는 판단에 따라 박 전 대표의 원안고수 입장을 여론몰이로 돌파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여의도연구소장인 진수희 의원은 '세종시 여론조사 실시' 의사를 밝히면서 "세종시 수정 추진이 일단 당의 기본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고 힘을 보탰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