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친박근혜)계는 박근혜 전 대표의 발언 이후 뭉치는 분위기다.

이성헌 한나라당 제1사무부총장은 2일 친이계의 세종시 수정 드라이브를 강도높게 비판하면서 당직을 사퇴했다. 이 부총장은 성명서에서 "세종시 문제를 놓고 단 한 번도 공개적 토론이 없었는데 당론 변경을 추진한다는 얘기가 당 안팎에서 기정사실화된 것처럼 떠들고 있다"며 "이는 공당으로서의 기본 책무를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심각한 자괴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세종시 문제를 다루는 것에서부터 당내 민주주의가 철저히 관철됨으로써 공당으로서의 위신과 면모를 되찾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부총장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유정복 의원의 정운찬 총리 비판에 이어 나온 것으로 친박계 의원들이 세종시 논란을 계기로 사실상 친이계와의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의지 표현으로 풀이된다.

유기준 의원도 이날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세종시 문제는 박 전 대표 개인의 약속이 아니라 국회가 국민과 충청도민에게 약속한 것"이라며 "원칙론에서 풀어가는 게 옳고 원안에서 크게 벗어나서는 안 된다"고 거들었다.

한 친박계 의원은 "이제는 박 전 대표의 뜻이 확고한 정도가 아니라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친박모임인 '여의포럼'은 3일 국회에서 세미나를 갖는다.

이준혁/구동회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