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과 맛에서 세계 어느 제품과 경쟁을 해도 뒤지지 않습니다. 이젠 해외시장을 공략해 회사를 원두커피 제조 명가로 키워나갈 것입니다. "

이은정 한국맥널티 대표(45)는 "커피향이 좋아 커피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젠 국내를 넘어 전 세계인이 한번쯤은 한국맥널티가 만든 원두커피를 마시도록 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이 대표의 바쁜 발걸음을 재촉한다. 여성기업인 특유의 섬세함으로 생산 및 영업 현장과 연구개발실에서 1인 3역을 하고 있다. 1주일에 사흘은 경기도 파주 영업본부에서 일선 영업을 챙기고 신상품 및 포장디자인 개발을 직접한다. 나머지 이틀은 경기도 기흥공장에서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신상품을 테스트해 가며 품질관리를 꼼꼼히 하고 있다. 게다가 바이오 분야 신약개발도 진두지휘하는 열혈 여성기업인이다. 이 대표는 "화장하고 옷매무새를 여밀 시간도 없다"며 "세계적인 브랜드를 가진 원두커피의 명가로 키우겠다는 각오에 힘든 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한국여성벤처협회의 부회장직도 맡고 있다.

이 대표는 홍익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다가 1993년에 원두커피를 수입해 대형할인점과 백화점에 공급하면서 사업에 뛰어들었다. 수입유통만 해오던 이 대표가 한국맥널티라는 법인을 세우고 원두커피를 제조하기 시작한 것은 외환위기가 시작된 97년 12월이다. 이 대표는 "원 · 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수입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아예 로스팅 기계(커피볶는 기계)를 들여놓고 생산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가의 수입품만을 파는 백화점 대신 대형할인점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펼쳤는데 가격은 저렴하지만 수입품 못지않은 맛과 향으로 소비자의 혀와 코를 사로잡으면서 시장을 넓혀왔다"고 소개했다.

이 회사는 2002년부터 직영으로 '카페 맥널티'를 운영하는 등 커피전문점 시장에도 뛰어 들었다. 올 들어서는 신제품으로 국내에서 처음 향을 입힌 냉동건조커피(프렌치바닐라, 헤이즐넛) 2종을 지난 6월 출시했다. 또 믹스커피 3종과 삼각 커피백 원컵 등 2종을 개발해 세븐일레븐에 공급하는 등 편의점용 제품도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콜롬비아 생산자연합회(FNC)와 '콜롬비아'로고 사용계약을 맺고 원컵 아메리카노와 헤이즐럿 2종(각 1200원)을 출시,세븐일레븐에서 판매에 들어갔다.

이 대표는 2006년 제약사업에 뛰어들어 사업분야를 넓혔다. 이 대표는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대형 제약사처럼 막대한 비용을 들여 생산설비를 들여올 수 없어 우리에게 맞는 특화된 제품 연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약을 복용했을 때 녹는 속도를 조절해 적재적소에서 효과를 발휘하도록 하는 특허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환자들이 약을 복용하는데 편리하고 적은 양의 약을 먹어도 제대로 된 효과를 얻게 된다. 항알레르기 서방형(약의 효능이 인체로 서서히 방출되는 성질) 기술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단일 펠릿(캡슐 속에 들어있는 알갱이)으로 된 항알레르기제 복합제를 만들고 있다. 또 복용횟수와 시간을 줄인 코감기약도 생산해 국내 제약사에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 대표는 '매출액 대비 13%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투입하는 데다 제약 사업부 직원의 절반이 연구개발 인력일 정도로 연구개발에 집중해온 결과 특화된 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다"며 "약물의 방출제어 제제,개량 신약,고혈압,비만,골다공증 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스틱형 믹스커피를 2004년부터 미국과 중국에,어린이용 코감기약은 2007년부터 미국에 소량이지만 수출하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아직 수출은 초기단계이지만 2,3년 후면 수출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올해는 지난해 매출 75억원보다 증가한 100억원을 충분히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