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업체 중앙ID의 김득수 사장(43)은 지난달 열린 한국프로골프투어 메리츠솔모로오픈에서 이인우 선수(37)의 골프백을 멨다.

골프실력을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오픈대회의 캐디로 나선 것.

김 사장은 "프로골퍼는 상황에 맞게 탄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하고 클럽헤드로 볼을 타격하는 정확도가 훨씬 뛰어나 배울 것이 많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2000년 초 친구한테 얻은 클럽을 연습장에서 혼자 휘두르며 골프를 배웠다.

그해 10월 직장 선배가 그를 경기도 화성의 9홀코스로 데려갔다.

첫 라운드여서 주눅이 들었지만 스코어는 55타로 동반자 중 가장 좋았다.

하지만 정규 코스인 썬힐GC에서는 처음 산 볼 12개를 다 잃어버리는 등 골퍼의 길이 멀게만 느껴졌다.

같은 해 출장근무를 나간 삼성에버랜드 근처 연습장에서 한 달간 매일 레슨을 받으며 연습한 게 실력 향상으로 이어졌다.

2001년 봄 80타대에 진입한 뒤 그해 11월 이포CC에서 1오버파 73타를 쳐 첫 '싱글 스코어'를 기록했다.

골프입문 1년 만에 '싱글 핸디캐퍼'가 된 김 사장은 요즘 핸디캡 '3'을 놓는다.

김 사장은 연습장에서 5m 단위로 30분간 어프로치샷을 한 뒤 9번아이언,7번아이언 순으로 연마하고 드라이버샷을 20개 정도 친다.

그런 뒤 마지막 15분간 다시 어프로치샷으로 돌아간다.

김 사장은 장타자다. 드라이버샷 거리가 280야드에 달해 웬만한 골프장의 파4홀에서 피칭웨지로 어프로치샷을 한다.

지난해 봄부터 챔피언티에서 티샷을 하면서 롱아이언 페어웨이우드 등 다양한 클럽을 사용하게 됐다.

그는 "티잉그라운드가 멀어지고 여러 종류의 클럽을 이용하면서 실력이 부쩍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장타 비결은 몸을 충분히 꼬았다가 풀어주면서 임팩트 순간 폭발력을 최대화하는 것.

그는 드라이버 때문에 고민하는 지인들에게 샤프트 길이를 1인치만 줄이라고 조언한다.

샤프트가 짧아도 '스위트스폿'(유효 타점)에만 제대로 맞히면 거리 손실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드라이버샷뿐 아니라 아이언샷을 할 때도 마음 속으로 '하나 둘 셋'을 세며 리듬을 탄다.

챔피언티에서 언더파까지 쳐본 그의 바람은 지인들과 건강하게 오랫동안 라운드를 즐기는 것이다.

"라운드 도중에 진지하면서도 재미있는 대화가 이뤄질 수 있는 게 골프의 묘미입니다.

다른 운동과 달리,어느 경지에 오르려면 꾸준한 연습 외에 왕도가 없어서 더 끌립니다. "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