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미스킴 라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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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년 미국 적십자사 직원이 북한산에서 우리 토종식물인 수수꽃다리 씨앗을 받아 본국으로 가져갔다. 그 가운데 싹을 틔운 것을 골라 '미스킴 라일락'이라는 이름으로 특허출원했다. 한국 근무 시절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던 여직원에게서 따온 이름이라고 한다. 이 꽃은 미국 전체 라일락 시장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지만 우리에게 돌아오는 혜택은 없다. 오히려 로열티를 주고 역수입해야 하는 실정이다.
한라산 · 지리산 자생식물인 구상나무를 비롯 잉거비비추 나리 등도 해외에서 품종이 개량돼 국내로 역수입되고 있다. 무관심 속에 생물주권을 잃어 국적이 바뀐 셈이다. 우리가 생산하는 옥수수 양파 감자 딸기 감귤 등의 종자도 대부분 외국산이다. 우리가 외국산 종자를 키우면서 내는 로열티는 2002년 13억여원에서 작년 135억여원으로 10배나 증가했다. 부가가치 높은 새 종자를 계속 들여올 수밖에 없어 로열티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동 · 식물을 포함해 2007년 세계 종자시장 규모는 693억달러로 추정된다. 농산 부문이 365억달러로 반 이상이고 축산 171억달러,수산 157억달러다. 한국은 10억3000만달러로 세계 시장의 1.5% 정도에 불과하다. 그나마 외환위기 이후 흥농 청원 서울 중앙 등 주요 종묘업체들이 다국적기업에 팔려 수입의존도는 더 높아졌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이 종자개발에 앞다퉈 나서는 이유는 부가가치가 워낙 높기 때문이다. 생명공학 기술을 이용해 개발된 신품종 토마토 종자 1g(270톨)은 12만6000~13만5000원으로 금 1g가격의 3배를 넘는다. 대표적 해열진통제인 아스피린은 버드나무 껍질에서 추출되고,유방암 난소암 등에 효과가 있는 항암제 택솔은 주목에서 만들어지는 등 의약품 원료의 상당수가 식물에서 나온다.
정부가 종자 연구개발에 2020년까지 1조488억원을 투입키로 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일 게다. 고추 배추 토마토 파프리카 금붕어 가시고기 비단잉어 등 수출 가능성이 큰 품목을 집중개발해 세계 10위권 종자 수출국으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인체 장기 이식용 동물을 만드는 '동물 줄기세포 연구사업단'을 설립하고,새로운 품종 개발을 위한 '방사선 돌연변이 육종센터'도 세운다고 한다. 출발은 좀 늦었지만 우리가 '종자 강국'으로 커갈 수 있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
한라산 · 지리산 자생식물인 구상나무를 비롯 잉거비비추 나리 등도 해외에서 품종이 개량돼 국내로 역수입되고 있다. 무관심 속에 생물주권을 잃어 국적이 바뀐 셈이다. 우리가 생산하는 옥수수 양파 감자 딸기 감귤 등의 종자도 대부분 외국산이다. 우리가 외국산 종자를 키우면서 내는 로열티는 2002년 13억여원에서 작년 135억여원으로 10배나 증가했다. 부가가치 높은 새 종자를 계속 들여올 수밖에 없어 로열티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동 · 식물을 포함해 2007년 세계 종자시장 규모는 693억달러로 추정된다. 농산 부문이 365억달러로 반 이상이고 축산 171억달러,수산 157억달러다. 한국은 10억3000만달러로 세계 시장의 1.5% 정도에 불과하다. 그나마 외환위기 이후 흥농 청원 서울 중앙 등 주요 종묘업체들이 다국적기업에 팔려 수입의존도는 더 높아졌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이 종자개발에 앞다퉈 나서는 이유는 부가가치가 워낙 높기 때문이다. 생명공학 기술을 이용해 개발된 신품종 토마토 종자 1g(270톨)은 12만6000~13만5000원으로 금 1g가격의 3배를 넘는다. 대표적 해열진통제인 아스피린은 버드나무 껍질에서 추출되고,유방암 난소암 등에 효과가 있는 항암제 택솔은 주목에서 만들어지는 등 의약품 원료의 상당수가 식물에서 나온다.
정부가 종자 연구개발에 2020년까지 1조488억원을 투입키로 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일 게다. 고추 배추 토마토 파프리카 금붕어 가시고기 비단잉어 등 수출 가능성이 큰 품목을 집중개발해 세계 10위권 종자 수출국으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인체 장기 이식용 동물을 만드는 '동물 줄기세포 연구사업단'을 설립하고,새로운 품종 개발을 위한 '방사선 돌연변이 육종센터'도 세운다고 한다. 출발은 좀 늦었지만 우리가 '종자 강국'으로 커갈 수 있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