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운영하는 국내 최초의 드러그스토어(drug store:의약품 · 식료품 · 잡화 등의 판매점) '올리브영'이 6일로 출범 10주년을 맞는다. 1999년 서울 신사동에 1호점을 내면서 미국 월그린과 같은 드러그스토어 개념을 국내에 도입한 올리브영은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하며 새로운 유통업태로 자리잡고 있다.

국내 드러그스토어는 올리브영(매장 66개)을 비롯해 코오롱웰케어의 'W-스토어'(2004년 · 62개),GS리테일과 A S 왓슨이 공동 출자한 'GS왓슨스'(2005년 · 25개) 등 150여개 매장이 있다.

CJ는 의약분업 논란이 한창이던 1990년대 말 의사 처방없이 살 수 있는 감기약 · 소화제 등 일반의약품과 건강식품의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일본 유통업체 '기미사와'와 제휴해 올리브영을 선보였다. 그러나 일반의약품도 약국 이외의 장소에선 팔 수 없고 약사 고용도 금지돼 고전해야 했다. 결국 2002년 홍콩 '데어리팜'과 손잡고 '헬스&뷰티 스토어'로 전환했고 지난해에는 CJ가 데어리팜의 지분을 전량 인수했다. 20~30대 여성이 주고객이며 도심과 대학가를 중심으로 출점해 왔다.

올리브영은 화장품,건강식품,잡화 등 약 400개 브랜드,1만1000여종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2006년 389억원이던 매출이 2007년 537억원,지난해 710억원으로 최근 3년 새 두 배로 급성장했다. 설립 이래 처음으로 지난해 소폭 순익(5억5700만원)까지 냈다. 올리브영은 미국 유기농화장품 '주스뷰티'를 비롯해 프랑스 '눅스',일본 '고세' 등 단독 판매하는 화장품 브랜드를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앞으로 단독 판매 상품을 향수,스파용품,건강용품 등으로 확대하고 자체 상표(PB)도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올리브영은 대전 · 대구 등 광역시에 매장을 늘려 올 연말까지 70호점을 오픈하고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소득이 높아질수록 건강 · 미용 관련 소비가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해 2015년까지 점포 수를 300호로 확충하겠다는 목표다.

그러나 일각에선 미국,일본,홍콩 등과 달리 의약품을 팔지 못해 이름만 '드러그스토어'라는 지적도 있다. 국내 드러그스토어들은 약국이 임대 점포로 입점해 있는 경우에만 의약품을 팔 수 있다. 현재 올리브영은 4개 매장,GS왓슨스는 3개 매장에만 약국이 들어가 있다.

반면 W-스토어는 기존 영업 중인 약국에 헬스&뷰티 상품군을 강화하고 전문 카운슬러가 피부 · 체지방 측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이안나 GS왓슨스 마케팅팀 차장은 "소비자들이 비타민이나 인공누액까지 약국에 가서 사야 하는 번거로움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약사 고용과 의약품 판매 규제는 완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