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하는 기업》의 저자 헤르만 지몬은 '유럽의 피터 드러커'로 통한다.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세계를 움직이는 강소기업의 경쟁력을 집중적으로 분석한 베스트셀러 《히든 챔피언》의 저자이기도 하다.

《승리하는 기업》은 2007년에 시작된 '금융위기'에 주목한다. 그러면서 '수익은 생존원가'라는 점을 일깨우고 앞으로는 소극적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전투에 임하는 기업이 생존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위기를 역전의 기회로 만들려면 히든 챔피언 식의 속성해법에 주목하라'는 게 핵심 메시지다. 또 금융위기가 업계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되 '해당 업계나 자사의 관점으로 위기를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승리하는 기업이 되기 위한 속성해법 33가지'를 많은 사례와 함께 제시한다. 이것이 이 책의 백미다. 내구소비재와 자동차,금융 서비스,산업재,건강관리,통신 및 IT,화학제품,여행,미디어,사치품,할인상품 등 전 산업 분야에 걸쳐 일어나고 있는 판매 변화의 움직임도 추적한다.

워낙 많은 사례와 현장 얘기를 바탕에 깔고 있기 때문에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고 표현도 생생하다. 판매 부진을 뚫고 승리하는 기업으로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할 '손에 잡히는 책'이다. 일상적인 비즈니스 문제를 다루되 밋밋하지가 않다. 경영 · 마케팅을 얘기하면서도 인문학적 가치를 잘 녹여냈다. 그래서 '맛있는 책'이기도 하다.

저자의 표현대로 시장의 권력은 이제 공급자가 주도하는 게 아니다. 구매자 주도 시장으로 완전히 변했다. 그럼에도 대다수 기업들은 많은 시간과 투자가 필요한 장기목표(혁신,신시장 진출,인수,사업 다각화)를 위기의 해법으로 붙잡고 있다.

저자는 "이는 호황기에 적합한 대처"라며 "불황기에는 현금흐름의 위기를 초래해 라이벌에게 기회를 빼앗길 것"이라고 충고한다. 그러므로 지금 당장 '속성 해법 33가지'를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속성해법이란 '기업이 재빨리 실행에 옮길 수 있고,판매나 이익 등에도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해결책'을 말한다.

그는 불황 속에서도 빠르게 성장하는 숨은 기업(히든 챔피언)을 소개하고 그들의 성공비결을 하나씩 일러준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대안도 제시한다. 이를테면 불황기에 상당수 기업들이 범하는 실수인 인력감축은 당장의 비용절감 효과는 있으나 해고 당하지 않은 직원들의 마음까지 흔들어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할 방법은 무엇인가. 실제로 불황기에 남는 인력을 어떻게 재배치하는 것이 합리적인가. 위기에는 가격을 얼마나 인하해야 고객이 가격 인하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까. 또 신규제품 시장으로 진출할 것인가,아니면 애프터 시장에 더 투자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저자는 이처럼 비즈니스 리더가 고민하는 문제들에 대해 친절하게 상담해주면서 이를 해결할 치료약으로 속성해법을 내놓는다. 경영환경이 어렵다고 해서 직원을 해고하고 가격을 낮추는 데만 급급해서는 기업의 미래가 어두울 수밖에 없다.

고객에게는 '구체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는 '가격에 비해 우수한 품질과 헐값이라는 말은 다르다'며 '경제위기 속에서 기업들은 이미지 중심의 기존 광고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이 얻을 수 있는 구체적인 혜택이나 원가와 관련된 장점을 부각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일반 소비자를 상대할 때는 실질적인 혜택을 강조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구매하는 고객이 연비,배기가스,중고차 시장에서의 가치 등에 대해 한층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면 홍보를 할 때도 이런 특성들을 강조해야 한다는 얘기다.

'피해를 줄이면서 장기적인 기업 생존을 장담하려면 좀 더 적극적으로 전투에 임해 매출과 수익을 늘려야 한다. 이것이 히든 챔피언식 속성해법의 키 포인트다. '

심상훈 브랜드매니지먼트 HNC 대표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