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소프트웨어 업체인 안철수연구소한글과컴퓨터가 전격 손을 잡았다. 한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는 외국 업체들에 공동 전선을 구축,결합 상품 출시 등을 통해 토종 소프트웨어의 경쟁력을 높여나가기 위해서다.

국내 보안 소프트웨어 1위 업체인 안철수연구소와 문서작성 소프트웨어 업체인 한글과컴퓨터는 5일 결합 제품 출시 등을 비롯한 다각적 업무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우선 한글과컴퓨터가 내년에 내놓을 오피스 제품인 '2010 홈 에디션'에 안철수연구소의 개인용 무료 백신인 'V3 라이트',압축 프로그램인 'V3 집(Zip)',웹사이트 보안 서비스인 '사이트 가드' 등을 묶어 판매하기로 했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두 회사의 전략도 맞아떨어졌다. 이들 업체는 앞으로 제품 개발,마케팅 등을 함께 진행하며 국내외 소프트웨어 시장을 공략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안철수연구소는 3~4년 전부터 북미 중남미 등지에 보안 제품 판매를 늘려가고 있으며,한글과컴퓨터는 일본 등지에서 저가형 오피스 제품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는 최근 '아래아한글 815 버전(1998년 출시)' 이후 맥이 끊겼던 개인용 오피스 시장에도 다시 진출했다. 업계는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두 회사 간 제휴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두 회사는 보안 관련 소프트웨어도 함께 개발한다. 안철수연구소의 보안 기술에 한글과컴퓨터가 보유하고 있는 오피스 분야의 소프트웨어 역량을 결합,통합 문서보안 프로그램 등을 만들어 나간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국내 문서보안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해외에서도 글로벌 업체들에 맞서 나갈 계획이다.

온라인 매장에서 공동 마케팅도 진행한다. 안철수연구소의 온라인 판매 사이트인 '안랩몰(shop.ahnlab.com)'과 한글과컴퓨터의 '한컴샵(shop.haansoft.com)' 등에 두 회사의 주요 제품을 나란히 전시,판매하기로 했다. 한글과컴퓨터가 개발하고 있는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인 '씽크프리 오피스'에 안철수연구소의 보안 제품을 결합하는 프로젝트 등도 추진한다.

김홍선 안철수연구소 대표는 "이번 제휴는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을 위한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보안 시장의 수준을 높여나가는 데 힘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익 한글과컴퓨터 대표는 "안철수연구소와의 협력으로 앞으로 더욱 경쟁력 있는 오피스 제품 등을 내놓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토종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구글,애플 등 글로벌 IT업체들의 업종을 뛰어넘은 합종연횡으로 국내시장 수성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