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모씨(36 · 여)는 생리가 끝난 이후에도 몇 달 째 출혈 증세가 있는 데다 아랫배까지 묵직하게 느껴져 지난 9월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를 찾았다. 김용욱 산부인과 교수로부터 커다란 자궁근종과 난소종양이 있는데다 자궁내막증까지 있을 정도로 종양의 골반 내 유착이 심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동안 정기적으로 부인암 검사를 받아 안심하고 있던 터라 진단결과를 듣고 한참을 울먹였다.

서씨는 단일공법 복강경수술을 받으면 후유증과 흉터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김 교수의 설명에 용기를 얻었다. 예전 같으면 복부를 절개해 종양을 떼어낸 뒤 유착박리술까지 시행해야 하는 대수술.하지만 단일공법 복강경수술을 받고 나서 이렇다 할 불편 없이 편안한 상태로 지내고 있다.

단일공법 복강경수술이란 배꼽에 구멍 하나만을 뚫고 내시경 및 관련 기구를 이용해 복강에 있는 장기에 생긴 질병을 고치는 치료법이다. 구멍을 3~4개 뚫는 기존 복강경 수술보다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며 흉터와 후유증도 거의 남지 않는다. 이 병원은 지난 9월 국내 최초로 단일공법 복강경수술센터를 개설,이 수술을 이용한 환자 치료는 물론 새로운 수술기법의 연구와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센터장인 김용욱 교수는 지난해 8월 단일공법을 이용한 완전자궁절제술을 국내 처음으로 시행한 데 이어 올 2월에는 세계 최초로 자궁경부암 수술까지 성공했다. 자궁근종 및 골반림프절 절제술도 세계 최초로 실시,이 분야에서 국제적인 전문가로 명성을 얻고 있다. 그는 오는 15일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부인과 최소침습수술 국제학술대회에서 5편의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자궁내막증,난소낭종(종양),자궁외임신,초기 자궁경부암 및 자궁내막암 등을 단일공법으로 시행한 실적이 280건 이상이다.

김 교수는 "단일공법은 구멍 하나에 모든 기구를 삽입해 시행하는 수술이기 때문에 기구 간 충돌과 작동범위 제한으로 수술 조작이 어렵다"며 "지금은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몇몇 병원에서만 시행하고 있지만 환자가 편하고 비용부담이 크지 않아 몇 년 내 대부분의 대형 병원에서 시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