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09] "인류는 주기적 전염병 겪으며 성장…기초의학 '체력' 키우는 계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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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와 국제공조 특별좌담
"지구촌은 전염병을 겪으며 전 세계적 질환에 대한 학습능력을 키운다. 그럼에도 평소 기초의학 등을 연구해 대비할 수 있는 '체력'을 키워야 한다. "(탄촐추안 싱가포르국립대 총장)
"각국이 정보를 솔직하게 공개하고 필요하면 공조해야 한다. 신종플루 같은 호흡기성 전염병은 공항 등을 통해 많이 퍼지기 때문이다. "(이종구 보건복지가족부 질병관리본부장)
지난 4일 '글로벌 헬스-신종플루와 국제공조'를 주제로 열린 특별 좌담회에서 탄 총장과 이 본부장은 신종플루에 대해 사회없이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토론을 벌였다. 이들은 신종플루가 북반구 지역에서 겨울을 맞아 다소 심해지겠지만 올해를 넘기면 수그러들 것이라는 데 견해를 같이했다. 이들은 모두 의학박사로 탄 총장은 호흡기내과,이 본부장은 심장내과 전문의다.
▼이종구 본부장=싱가포르 신종플루 상황은 어떤가. 보건당국 대응도 궁금하다.
▼탄촐추안 총장=며칠 전 개인병원에 백신을 수백여개 긴급 공급한 뒤 접종을 시작했다. 호주 제약업체 CSL로부터 백신 20만여개를 공급받았다. 전체 인구 20%를 접종할 수 있는 양을 확보했다. 더 많은 백신을 확보하려고 보건당국이 노력 중이다.
▼이 본부장=한국에선 최근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대유행'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을 내렸다. 본격적인 겨울을 맞아 실내 생활이 늘어난 것도 감염을 늘리는 원인이다.
▼탄 총장=싱가포르는 사계절 내내 더운 날씨여서 상황이 나은 편이다. 내부적으로 '계절적 플루'는 지났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싱가포르 방문객들이 많기 때문이다. 신종플루는 사실 여행객 등을 통해 공항 등지에서 많이 전파된다.
▼이 본부장=그런 점에서 전 세계적으로 국가 간 공조가 절실하다. 현재 상황과 정부의 대처 등을 솔직하게 공유하면서 필요한 부분에선 서로 도와야 한다. 공항 환승객 검사인력 확충 등에도 신경써야 한다.
▼탄 총장=인류는 주기적으로 전염병을 겪으며 성장하는 것 같다. 각종 전염병 발병 때 정부에서 쓰는 예산도 줄어드는 걸 느낀다. 시행착오를 거쳐 경제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을 배운 셈이다. 싱가포르는 사스(SARS · 중증 급성 호급기 증후군)를 겪으며 질병관리 및 검역 체계 등을 정비했다.
▼이 본부장=한국의 많은 초 · 중 · 고교들이 지레 겁을 먹고 휴교하고 있다. 그렇지만 무조건적인 휴교가 신종플루의 확산을 막는 방법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탄 총장=휴교와 관련해선 '이러닝(e-learning)'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안전하면서도 학습을 지속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이 본부장=한국에서는 매년 43개 의대(의학전문대학원 제외)에서 의사 3300명이 배출된다. 그러나 신종플루 같은 국제적인 전염병 사태를 겪어보니 의료인력 활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병원은 급증했지만 평소 기초연구를 벌일 인원은 부족한 것 같다.
▼탄 총장=싱가포르는 정부와 민간기업 등이 2500만 싱가포르달러(약 21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의학연구센터'를 짓고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투자해 왔다. 기금 조성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다. 한국과 비슷하게 의대는 교육당국이,의학은 보건당국이 각각 관할토록 돼 있어 협력이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기초의학 연구의 활성화에 대한 인식을 같이하고 잘 협조하고 있다.
▼이 본부장=의학연구센터를 운영하면 평소에도 전염병 등에 대한 준비가 가능할 것 같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각국이 정보를 솔직하게 공개하고 필요하면 공조해야 한다. 신종플루 같은 호흡기성 전염병은 공항 등을 통해 많이 퍼지기 때문이다. "(이종구 보건복지가족부 질병관리본부장)
지난 4일 '글로벌 헬스-신종플루와 국제공조'를 주제로 열린 특별 좌담회에서 탄 총장과 이 본부장은 신종플루에 대해 사회없이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토론을 벌였다. 이들은 신종플루가 북반구 지역에서 겨울을 맞아 다소 심해지겠지만 올해를 넘기면 수그러들 것이라는 데 견해를 같이했다. 이들은 모두 의학박사로 탄 총장은 호흡기내과,이 본부장은 심장내과 전문의다.
▼이종구 본부장=싱가포르 신종플루 상황은 어떤가. 보건당국 대응도 궁금하다.
▼탄촐추안 총장=며칠 전 개인병원에 백신을 수백여개 긴급 공급한 뒤 접종을 시작했다. 호주 제약업체 CSL로부터 백신 20만여개를 공급받았다. 전체 인구 20%를 접종할 수 있는 양을 확보했다. 더 많은 백신을 확보하려고 보건당국이 노력 중이다.
▼이 본부장=한국에선 최근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대유행'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을 내렸다. 본격적인 겨울을 맞아 실내 생활이 늘어난 것도 감염을 늘리는 원인이다.
▼탄 총장=싱가포르는 사계절 내내 더운 날씨여서 상황이 나은 편이다. 내부적으로 '계절적 플루'는 지났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싱가포르 방문객들이 많기 때문이다. 신종플루는 사실 여행객 등을 통해 공항 등지에서 많이 전파된다.
▼이 본부장=그런 점에서 전 세계적으로 국가 간 공조가 절실하다. 현재 상황과 정부의 대처 등을 솔직하게 공유하면서 필요한 부분에선 서로 도와야 한다. 공항 환승객 검사인력 확충 등에도 신경써야 한다.
▼탄 총장=인류는 주기적으로 전염병을 겪으며 성장하는 것 같다. 각종 전염병 발병 때 정부에서 쓰는 예산도 줄어드는 걸 느낀다. 시행착오를 거쳐 경제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을 배운 셈이다. 싱가포르는 사스(SARS · 중증 급성 호급기 증후군)를 겪으며 질병관리 및 검역 체계 등을 정비했다.
▼이 본부장=한국의 많은 초 · 중 · 고교들이 지레 겁을 먹고 휴교하고 있다. 그렇지만 무조건적인 휴교가 신종플루의 확산을 막는 방법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탄 총장=휴교와 관련해선 '이러닝(e-learning)'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안전하면서도 학습을 지속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이 본부장=한국에서는 매년 43개 의대(의학전문대학원 제외)에서 의사 3300명이 배출된다. 그러나 신종플루 같은 국제적인 전염병 사태를 겪어보니 의료인력 활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병원은 급증했지만 평소 기초연구를 벌일 인원은 부족한 것 같다.
▼탄 총장=싱가포르는 정부와 민간기업 등이 2500만 싱가포르달러(약 21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의학연구센터'를 짓고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투자해 왔다. 기금 조성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다. 한국과 비슷하게 의대는 교육당국이,의학은 보건당국이 각각 관할토록 돼 있어 협력이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기초의학 연구의 활성화에 대한 인식을 같이하고 잘 협조하고 있다.
▼이 본부장=의학연구센터를 운영하면 평소에도 전염병 등에 대한 준비가 가능할 것 같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