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은 중요한 패션 소품이다. 시력 보정이라는 본래 기능을 넘어 스타일을 표현하는 '잇 아이템'이다. 어떤 안경을 쓰느냐에 따라 지적으로 보일 수도 있고,섹시한 이미지를 연출할 수도 있다. 사각 얼굴에는 둥근 테(프레임)로,둥근 얼굴엔 사각 테로 매치하면 얼굴의 단점도 보완된다. 안경도 패션이기에 시대별로 인기를 끈 프레임도 유행을 따라 변해왔다.

◆안경은 패션 포인트

1950~1960년대에는 테 바깥 부분이 살짝 올라가 고양이 눈을 닮았다 해서 이름 붙여진 '캣아이(cat eye)' 프레임이 여성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1970년대에는 각진 직사각형으로 얼굴의 절반을 가릴 정도로 렌즈가 큰 '모드 스퀘어' 스타일이 유행했다. 같은 시기 '레이밴 스타일'로 더욱 잘 알려진 역삼각형 모양의 '에비에이터(비행사)' 안경이 인기를 끈다. 조종사를 위해 태양빛을 견딜 수 있을 정도의 짙은 선글라스가 시초였다.

1980년대에는 '전영록 안경'으로 불렸던 '보스턴형'이 대세였다. 렌즈가 역삼각형에서 전체적으로 둥글어진 스타일로,미국 보스턴에서 유행한 데서 이름이 붙여졌다. 복고풍이 유행했던 당시 보스턴형 안경 중에서도 렌즈가 크고 테가 두꺼운 오버사이즈드 프레임이 유행했다.

1990년도 초에는 가수 서태지,신승훈 등이 쓰고 나오면서 인기를 끈 금테,은테 등 메탈형이 주류를 이뤘다. 유난히 동그란 렌즈,다리에만 디테일한 무늬가 들어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이미지를 풍겼다.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 사이에는 무테와 반무테의 전성기였다. 세련되고 깔끔한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테가 거의 없어 안경을 착용하지 않았을 때와 인상이 크게 변하지 않아 렌즈를 착용하는 여성들에게도 인기를 끌었다. 가벼워서 안경을 착용했다는 느낌도 상대적으로 덜해 8~9년간 지속적인 인기를 끌었다.

◆복고 붐 타고 뿔테 유행 지속

안경이 본격적으로 패션 소품으로 자리잡게 된 것은 4~5년 전 뿔테가 유행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무테나 반무테가 지향하는 미니멀리즘에 대한 반작용 때문일까,강렬한 인상을 주는 검은색 사각 뿔테가 급부상했다. 이때부터 '검은색 뿔테=사감 이미지'라는 등식도 수그러들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렌즈가 작고 날씬한 사각렌즈가 대세였다. 일부 여성들은 반투명으로 레드,바이올렛 등 색이 가미된 뿔테를 착용하기도 했다. 최근 달라진 점은 복고풍이 유행하면서 렌즈가 커지고 모서리를 둥글게 한 웰링턴 스타일이 뜨고 있는 것.유상호 쎄드인터내셔널 홍보실장은 "뿔테는 모던하면서도 젊고 활동적인 이미지를 동시에 보여준다"며 "내년에도 복고 뿔테 열풍이 지속되면서 1980년대 주류를 이뤘던 보스턴 스타일이 강세를 보일 것"고 말했다.

◆개성살린 전문 브랜드 인기

최근엔 '샤넬''불가리''구찌' 등 명품 브랜드 외에 안경 전문 브랜드의 제품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안경 전문 브랜드의 효시는 '알랭 미클리'.1978년 프랑스 디자이너 알랭 미클리가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안경 전문 브랜드의 가능성을 열었다. 국내에서는 일본 브랜드 '키오 야마토'가 유행하면서 마니아층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최근 젊은층에 인기 있는 해외 안경 전문 브랜들로는 독일의 '르노''마르쿠스 티''카마수트라'를 비롯해 △미국 '모스콧' △영국 '커틀러&그로스' △덴마크 '린드버그' 등이 있다. 가격은 30만~40만원 선이며 고가 제품은 100만원을 훌쩍 넘기도 한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