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인사이트' 韓·러 비중 늘려 선전
투자원금(설정액)만 4조원이 넘는 '미래에셋 인사이트펀드'가 3분기 중국 투자 비중을 27%포인트나 줄이는 대신 한국과 러시아 비중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러시아 증시는 3분기에만 20% 이상 상승,인사이트펀드의 수익률을 크게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61% 수준으로 추락했던 이 펀드의 누적 손실률은 25% 선으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올 수익률 브릭스펀드보다 앞서

6일 펀드 평가업체인 제로인에 따르면 미래에셋 인사이트펀드 가운데 설정액이 3조3600억원으로 최대 규모인 'A클래스'는 올 들어 61.62%의 고수익을 올려 2007년 10월 말 출시된 이후 누적 손실률을 25.08%로 줄였다. 지난달 27일에는 손실률이 21%대까지 좁혀지기도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11월20일 순자산이 -61.04%까지 떨어졌던 것에 비하면 2배 정도 불어난 셈이다. 적립식으로 가입해 매월 꾸준히 납입해온 투자자들은 15.32%의 수익을 내고 있다.

인사이트펀드의 올 수익률은 브라질펀드(101.99%)나 러시아펀드(96.16%)보다는 뒤지지만 브릭스펀드(60.44%)와 50%대인 중국펀드들에 비하면 앞서는 성적이다. 이 펀드가 추종하는 벤치마크(MSCI AC월드지수)에 비해서도 40%포인트나 웃돈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이 펀드의 투자 비중이 높은 중국 브라질 등은 투자 매력이 여전히 높아 앞으로도 수익률이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편중 투자 벗어 관심

인사이트펀드는 중국 투자 비중을 크게 낮춘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나온 이 펀드의 3분기 운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중국 비중은 53%대로 6월 말에 비해 27%포인트가량 낮아졌다.

대신 한국과 원자재 가격 상승 수혜 기대가 큰 러시아 비중이 크게 늘었다. 한국 비중은 19%대로 6월 말보다 10%포인트 높아졌으며 1%대에 머물던 러시아도 10%대로 늘어났다. 브라질 비중도 2%포인트 정도 늘어 러시아와 비슷한 수준으로 확대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중국증시 전망이 나빠서가 아니라 현 상황에선 한국과 브라질이 더 좋을 것으로 예상돼 이들 지역의 투자 비중을 늘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빠른 경기 회복을 겨냥해 중국 비중을 80% 이상까지 확대했지만 이미 많이 오른 데다 글로벌 출구전략에서도 최우선적으로 거론되는 등 일시적인 조정 가능성이 있어 차익을 실현하고 비중을 축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중국 비중이 절반을 넘는 것은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다"며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이 향후 세계 경제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변함이 없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오대정 대우증권 WM리서치팀장은 "인사이트펀드가 단기적인 주가 움직임과 시장 상황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비중을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정 지역 집중도가 종전보다 완화된 것은 글로벌 펀드로서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업종별로는 3분기에 소재산업과 정보기술(IT) 소비재 비중을 늘리는 대신 금융 에너지 비중을 줄였다. 이에 따라 6월 말에는 투자 대상 상위 10개 종목 안에 하나도 없던 한국 주식이 2개나 포함됐다. 삼성전자는 전체 자산 중 가장 많은 5.83%를 차지했으며 현대모비스도 2.94%가량 투자됐다.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나머지는 차이나생명 등 중국 주식이 대부분이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