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한경 가치투자 대강연회]박영옥 "주인된 입장에서 주식을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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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된 입장에서 주식을 사세요"
'주식농부'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49ㆍ사진)는 7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한경닷컴> 창립 10주년 기념 '2009 한경 가치투자 대강연회'의 초청연사로 참석, "직접 경영을 하는 마음으로 주식투자를 한다면 실패할 확률이 훨씬 적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 대표는 "아직도 상당수 투자자들은 주식을 유가증권의 하나로 치부해 가볍게 사고 파는데, 이제 한국의 투자자들도 바뀌어야 한다"며 "주식투자는 좋은 사업모델과 능력이 있는 경영인에게 돈을 대주고 그 이익을 공유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주식을 통해 회사를 대리경영하게 되면 위험부담이 적은데다 직접 회사를 관리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도 있다"며 "주식투자가 직접 사업을 하는 것보다 좋은 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박씨는 "어떤 기술이나 능력, 경험이 없어도 주식투자는 가능하다"며 "사업이 신통치 않을 때는 약간의 거래세와 수수료만 부담하면 얼마든 다른 사업으로 바꿀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공투자의 기본 조건으로 "잘 아는 분야에만 투자하라"고 했다. 투자한 기업에 대해 제대로 알 지 못하면 불안해서 못 견딘다는 것이다.
박씨는 "모든 기회를 다 갖고자 하면 결국 다 놓친다"면서 증권사 직원의 조언이나 사소한 정보에 의해 '뇌동매매'하는 우를 범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그는 또 "투자한 회사와 항상 소통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기업 IR팀에 회사 상황을 물어보고, 경쟁 기업을 통해 정보를 얻기도 한다"면서 자신이 기업과 소통하는 방법도 소개했다.
박씨는 "주식은 과학이다. 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이상 주가는 언젠가 오르게 되어 있다"며 "그러나 만개한 꽃은 곧 시들기 마련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입길에 자주 오르내리는 종목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상하지 못 한 위기 뒤에는 항상 기회가 있다"며 "위기의 순간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려면 꾸준한 공부와 다양한 경험을 하고, 여행과 독서도 많이 해야 한다"고 했다.
박씨가 주식 투자를 하면서 겪은 몇 가지 에피소드도 소개됐다. 그는 "지난해 대신증권 지분을 많이 사서 회사측에 주주제안을 했었다"고 털어놨다. 대신증권 경영진에 △자사주 매입시 우선주 매입 △전문경영인 도입 △부동산 등 자산 일부 매각 △투자은행(IB) 부문 강화 등을 요구했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삼천리자전거 주식을 많이 샀을 때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충성도 높은 고객을 잡으라는 의미에서 회사에 중고자전거 보상판매를 하라고 충고했다"며 "참좋은레져에도 전국 자전거 투어 행사 등을 진행해 보라고 조언했으나 아직까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씨는 "상당수 한국 주요 기업의 지분을 절반 이상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어떻게 보면 자본속국이 된 것이나 다름없다"며 "국민연금을 비롯 사학연금, 군인공제회 등 연기금이 주식투자 비중을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