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에 따라 대출액을 제한하는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 시행 두 달 만에 주택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최근 일주일 새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5000만원씩 떨어진 급매물이 속출하는가 하면 두 달간 서울 평균 아파트값 상승폭이 이전의 3분의 1 수준으로 둔화됐다.

8일 부동산1번지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을 조사한 결과,DTI규제(9월7일) 이후 2개월 동안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은 0.28%로 집계됐다. 이는 규제 이전 두 달간 오름폭(0.98%)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 수치다. 이어 신도시(0.22%)와 경기(0.24%),인천(0.21%) 역시 같은 기간에 비해 상승폭이 50% 이상 둔화됐다.

올초 가격 상승세를 주도했던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DTI규제 이전 두 달간 3.94%의 높은 오름폭을 보였던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이 -0.70%를 기록했다.

이 중에서도 송파구가 -1.78%로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규제 전 두 달간 4.67%나 급등하며 가장 많이 올랐던 강동구는 1.51% 떨어졌다. 지난 일주일 새 일부 재건축 단지에선 시세보다 5000만~6000만원 하락한 급매물도 나오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112㎡(34평형)는 9월 초만 해도 올해 최고 거래가격인 13억원에 거래됐으나 최근 11억5500만원에 팔려 1억4500만원 떨어졌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도 DTI 규제 전 8억5000만원을 호가했던 42㎡(13평형)가 최근 9000만원가량 싼 7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하락세가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은경 부동산1번지 리서치팀장은 "이미 규제 대상이던 강남권 역시 투자 목적의 수요 외에 기존 집을 팔고 매입하려던 실수요자들이 DTI 규제 확대로 살던 집을 팔기가 어려워짐에 따라 연말까지 거래가 침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