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의 '믿을 맨'으로 중국이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의 내수경기 확대에 따라 국내 증시가 수혜주로 떠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속속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장은 중국이 '믿을 맨' 역할을, 미국의 고용과 소비가 회복되는 시점에는 미국이 차기 주자로 나서는 구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10일 "글로벌 경기부양 효과가 정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은 아직은 아니라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부터 실시된 미국의 경기부양책 계획에 따르면 2009회계연도 재정지출은 1060억 달러인 반면 2010 회계연도는 219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라는 것.

이는 올해 11월로 국채매입이 중단되는 등 통화정책 측면에서는 일부 유동성 회수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재정정책 측면에서는 올해보다 내년에 더 큰 규모의 지출이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정책효과와 별개로 미국의 민간소비가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는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중국을 필두로
한 아시아 소비시장이라는 버팀목이 완충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실제 IT 버블 직후인 2002년 당시 전 세계 민간소비 증가분에 대한 미국의 기여도는 36.3%에 달했으나 지난해 9.5%로 줄어들고, 같은 기간 중국은 5.0%에서 12.2%로, 아시아시장은 14.1%에서 37.0%로 급증했다는 것.

정 연구원은 "미국 소비가 회복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중국의 경기부양책이 국내 IT·자동차 기업들의 실적에 상당 부분 완충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장은 중국이 '믿을 맨' 역할을, 미국의 고용과 소비가 회복되는 시점에는 미국이 차기 주자로 나서는 구도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다만 국내 시장 내부적으로 코스피시장 거래대금이 최근 5거래일 연속 3조원대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낙폭과대주 중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 주가 조정으로 시가배당률이 커진 종목, IT·자동차 주도주 중 실적 개선의 연속성이 담보되는 종목들로 선택의 폭을 좁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도 "중국의 내수소비시장 확대 여부는 국내 경기와 산업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변수 중 하나"라며 "특히 중국의 소매판매증가율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는 11일 발표될 예정인 중국의 소매판매증가율, 산업생산증가율, 통화량증가율, 수출 및 수입 증가율등과 같은 중요 경제지표들을 관심있게 지켜봐야 한다는 것.

소매판매증가율의 10월 전망치는 15.8%로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애널리스트는 "중국은 내수시장 확대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수출의존형 경제는 경기 변동성의 진폭을 확대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중국의 내수 확대에 국내 증시가 '수혜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그는 "중국의 내수 확대는 대(對)중국 수출비중이 높은 국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2009년 국내의 대중국 수출비중은 24%로 대만과 함께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애널리스트는 "국내 증시는 중국 경기나 위험자산에 우호적인 글로벌 환경 등을 반영하며 추가적인 반등시도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