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新 골디락스'(Goldilocks) 시대 도래
- 최대 코스피지수 2200 예상

국내 증시가 반등 구간에 접어들면서 내년 증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이 장밋빛 전망을 속속 제시하고 있다.

2010년 글로벌 경제가 위기 이후 회복 단계에 접어들면서 증시에는 새로운 호기가 될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시 전문가들은 내년 국내 증시가 2007년 최고점(코스피 2085.45)에 가까운 수준에서 강한 상승세를 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긍정적 전망은 세계 경제가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완만한 성장 상태인 '新 골디락스'(Goldilocks)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기대가 작용하고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내년 증시는 2007년 최고점까지는 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당시 미국과 중국 경제가 호황이었던 점에 비춰 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도 있지만 증시에는 더욱 우호적 환경인 고성장에도 불구하고 물가 상승 압력이 없는 새로운 골디락스 시대가 올 수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우선 '더블딥'과 '출구전략' 우려가 완화되면서 위기 이후 경제가 정상화단계로 진입할 것"이라며 "오히려 2007년 당시 미국과 중국이 동시 호황을 맞으면서 상품가격과 금리 인상으로 한계를 맞았던 점을 상기해 보면 증시에는 내년이 더 좋은 환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지 않은 데다 유동성 공급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도 회복되면서 올해가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수출주 위주 장세였다면 중소형 내수주로 그 저변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토러스투자증권은 내년 1분기까지 코스피지수가 1850선까지 크게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은 "현재는 경기 정상화라는 과정이 차분히 진행되고 있는 국면"이라며 "비용 변수가 불거지고 정부가 정책적 변화를 가져오기 전까지 이는 주가 상승의 기본적인 동력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팀장은 "미국 정부 예산안을 보면 2010년 경기부양 정책 지출금액은 4000달러로 올해 1849억달러에 비해 2배 이상 책정돼 있다"면서 "보조금과 같이 직접지원 형태가 아니라고 해서 정책효과 모멘텀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극단적 경기침체기 이후 경기 정상화 과정에서의 소비는 항상 고용 없는 회복에서부터 출발한다"고 전제한 뒤 "총량적 개선이 없더라도 유효 가처분 소득이 개선될 경우에는 소비 회복이 가능하고 올해 2∼3분기 이후 자산가치가 회복되면서 저축의 필요성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푸르덴셜증권도 내년 주식시장의 기본 방향을 '상승'으로 전망하고 코스피지수 등락 범위는 1571~2200으로 예상했다.

다만 긍정적인 전망외에도 부정적인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승 속도는 다소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영원 푸르덴셜증권 애널리스트는 "2010년에 글로벌 경기 회복과 함께 국내 성장률도 4%선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돼 주식시장의 기본적인 방향 역시 '상승' 흐름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주당순익(EPS) 증가율이 31%에 달할 정도로 기업들의 실적 개선속도가 가파르게 진행될 것이란 점도 이 같은 낙관론의 근거로 제시됐다.

이 애널리스트는 "여기에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위험자산에 투자가 더욱 늘어나면서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가파른 이익 증가속도에 따라 밸류에이션 부담도 크지 않은 한국시장의 기본 방향은 ‘상승’"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낙관적인 기업이익 전망이 그에 상응하는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거시변수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며 "출구 전략과 글로벌 수요 동향이 국내 기업들의 성장에 한계로 작용할 가능성, 추가적인 환율 하락으로 인한 매출 및 수익성 악화 가능성도 낙관적인 기본전망을 수정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2010년 코스피지수는 1571~2200 사이에서 등락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기본 가정이 지수 전망의 상단을 형성하고, 각 요인을 감안한 조정으로 하단을 전망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