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혼다와 닛산자동차 등 일본의 주요 자동차업체들이 국내 판매 자동차 모델을 줄이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0일 보도했다.국내 비인기 차종을 줄이는 대신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하이브리드카나 전기차 등 전략 차종은 적극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혼다는 스포츠카 NSX의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최근 밝혔다.올해는 스포츠카 S2000과 미니밴 에딕스의 생산을 중단했다.이 회사는 당분간 미니카를 포함해 총 26개의 모델을 유지할 계획이지만 장기적으로 계속 차종을 줄여나갈 방침이다.도요타는 SUV인 ‘하이럭스 서프’의 국내 생산을 중단했다.

닛산은 지난 여름부터 미니밴 프레시지를 생산하지 않고 있다.내년 3월에는 미니밴 라페스타의 생산도 그만둘 가능성이 높다.닛산 관계자는 “2013년까지 전세계적으로 48개의 새로운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라면서도 “그러나 그 이상 국내 판매 모델을 줄일 것이기 때문에 전체 모델 수는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자동차회사들이 국내 시장에서 모델 수를 줄이고 있는 것은 ‘선택과 집중’전략의 일환으로 분석된다.일본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모델은 1992년 150개에서 지난해 180개로 늘어났지만 판매 상위 10위권에 속하는 모델의 시장점유율은 2007년 30% 미만에서 2008년 40%로 급등했다.이처럼 기존 인기 차종의 입지가 더욱 확고해지자 자동차 업체들이 투자비를 회수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새로운 모델 개발을 꺼리고, 비인기 모델은 생산을 포기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이같은 모델수 감축으로 아낀 돈을 하이브리드카나 전기차 등 환경차 개발에 적극 투자한다는 구상이다.닛산이 소형차인 ‘마치’를 내년 봄부터 신흥국 수출용으로 전환하는 것처럼 국내 시판차를 글로벌 전략차로 바꾸는 움직임도 확산될 전망이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