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부실채권 비율을 전체 여신액의 1% 이하(감독당국 지침)로 낮추기 위해 부실채권 매각에 나서고 있다. 이달 중순부터 내달 초까지 '부실채권 시장'이 성황을 이룰 전망이다.

10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오는 19일 17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한다. 이어 23일엔 우리은행이 1160억원을,26일엔 신한은행이 1800억원을,내달 1일엔 국민은행이 1200억원을 각각 공개 매각한다. 우리은행의 경우 실사기간이 짧았던 점을 감안해 2~3일 연기를 검토하고 있어 신한은행과 날짜가 겹칠 가능성도 있다.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내달 중 공개입찰방식으로 370억원을 매각하고 SC제일은행은 이달과 내달 각각 60억~70억원을 공개 매각할 방침이다.

은행들은 그동안 캠코(KAMCO)에 수의계약 방식으로 부실채권을 넘겼으나 민간 배드뱅크인 연합자산관리(유암코)가 지난달 초 출범한 이후 경쟁입찰을 부치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민간배드뱅크가 생기기 전에는 여러 은행이 부실채권 공개 매각을 한꺼번에 실시하는 것은 꿈도 꾸기 어려웠다"며 "연합자산관리가 입찰에 참여할 경우 내정가보다는 높게 부실채권이 낙찰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9월 말 현재 은행권의 부실채권 비율은 우리은행 1.91%,하나은행 1.56%,신한은행 1.44%,국민은행 1.41% 등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국민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인데도 연말까지 부실채권 비율 1%를 맞추려면 1조원 정도의 부실채권을 처리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권의 부실채권 비율은 지난 9월 말 현재 1.48%로 3개월 전보다 0.03%포인트 하락했다. 부실채권 규모는 19조2000억원으로 4000억원 줄었다.

김인식/강동균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