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는 우리 증시에서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꼽힌다. 2002년부터 적극적인 주주중시 정책을 표방하며 매년 현금배당을 확대하고 있다. 주당 현금배당액은 2002년 1400원에서 작년엔 두 배 수준인 2800원으로 늘었다. 특히 올해는 주당 현금배당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3000원으로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이 회사는 세계적 기업사냥꾼인 칼 아이칸 측의 경영권 공격을 계기로 2006년 배당과 자사주 매입 확대를 골자로 한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작년까지 3년간 1조30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고 1조원을 배당해 약속을 충실히 이행했다는 평가다.

KT&G는 마스터플랜이 지난해로 완료됐지만 앞으로도 주주 이익을 위한 고배당 정책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매년 주당 배당금을 늘리고 있는 데서 보듯 마스터플랜 완료 이후에도 주주 중시 정책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자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스터플랜이 완료됐지만 올해도 배당확대 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특히 올해는 주당 3000원을 배당할 전망이어서 연말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기대할 만한 종목"이라고 평가했다.

주당 배당금이 3000원이면 10일 종가(6만7800원) 기준 배당수익률은 4.4%에 달한다. 또 올해 배당이 이렇게 늘어나면 배당금 총액은 4118억원으로 지난해(3603억원)보다 14.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KT&G 주가가 올해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오히려 배당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경민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내년 이익이 올해보다 좋지 않을 것이란 우려 때문에 올해 주가가 15% 넘게 빠졌지만 추가로 더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며 "불안한 연말 장세에서 배당 매력은 더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가 주가 관리를 위해 매년 적극적으로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고 있는 것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회사 측은 올해 말까지 자사주 150만주(발행주식 수의 1.1%)를 매입해 소각하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이 연구원은 "배당에다 자사주 소각률을 감안하면 KT&G의 올해 주주이익 환원율은 5.5%에 달한다"며 "이는 앞으로 주가에 큰 변화가 없다고 가정할 때 연 4.5%인 국고채 3년물 수익률보다 1%포인트가량 높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연말까지 주가 상승을 노려볼 만하다는 분석도 있다. 올해 주가가 부진했던 이유는 내년 이익이 올해보다 나쁠 것이란 전망 때문이었지만 주가 하락폭이 과도하다는 평가에서다.

이 연구원은 "올해 부동산 개발수익 등 일회성 영업이익이 500억원 이상 잡혀 내년엔 올해보다 상대적으로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견조한 담배 사업을 감안할 때 우려가 지나친 측면이 있다"며 "연말엔 반등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진단했다.

당장 올 4분기 실적은 지난해 4분기와 전분기에 비해 모두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4분기 매출은 7575억원,순이익은 278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4.5%,13.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한국인삼공사 등 알짜 자회사들이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동할 것이란 기대도 높다.

최 연구원은 "올해 홍삼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인삼공사의 연평균 매출 증가율은 20%대,영업이익률은 30% 수준으로 높지만 아직 KT&G 주가에는 반영되지 않은 상태"라고 평가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