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은 내년 글로벌 경제가 '더블딥(경기 일시 회복 후 재침체)' 우려를 벗어나 자생적으로 성장하는 단계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또 국내 증시는 경제 성장에 힘입어 상승 추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돼 주가가 단기 저점을 찍을 때마다 주식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증권은 10일 여의도 63빌딩에서 국내외 주요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2010 현대 애널리스트 포럼'을 열고 이같이 전망했다.

세계경제와 한국경제 전망을 발표한 이상재 경제분석 부장은 내년 글로벌 경제는 △출구전략의 세계 공조를 통한 부양 기조 지속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민간수요 회복 △신흥국가들의 유효수요 확대 지속 등에 힘입어 자생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장은 국내 경제에 대해선 "기업들의 이익 규모가 정상적인 수준으로 회복되면서 정부의 확장 정책은 시장에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마무리될 것"이라며 "국내총생산(GDP) 예상 성장률은 4.5% 수준으로 완만한 성장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국내 증시 전망을 발표한 한동욱 연구위원은 "내년 코스피지수는 1500~1800선으로 상승 추세가 이어지겠지만 상승폭은 제한적이며 변동성도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원 · 달러 환율하락과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국내 기업과 중국 기업들의 이익 증가 추세가 둔화돼 상승 폭을 제한할 것"이라며 "각국의 출구 전략 시행으로 일시적인 증시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변동성이 커지는 시기를 주식 비중을 확대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내년에는 앞선 기술을 토대로 경쟁력을 끌어올린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성장세를 지속하며 증시 상승을 뒷받침할 것"이라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경기 회복 수혜),유통 · 철강(원화 및 상품가격 강세)을 유망 섹터로 제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20여개 주요 산업의 내년 전망도 함께 제시됐다. 반도체 산업 전망을 발표한 김수겸 IDC코리아 상무와 김장열 현대증권 테크팀장은 "올 하반기에 반도체 가격이 급등했지만 투자가 생산으로 이어지는 기간이 긴 산업의 특성을 감안하면 공급 부족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로 대표되는 국내 반도체 업체는 불황기에 투자를 충분히 늘렸기 때문에 내년에도 업황 회복에 따른 수혜를 누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심상형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위원과 김현태 선임연구원은 내년 철강산업 전망에서 선진국의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고 있고 신흥국 철강 수요도 빠르게 회복되는 추세여서 산업 사이클이 상승세로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