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해군 함정이 어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대청도 인근 해상에서 교전을 벌였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발표했다. 지난 1999년 6월 1차 연평해전과 2002년 6월 2차 연평해전에 이어 7년여 만에 다시 남북 해군간 교전이 발생한 것이다.

합참은 "북한 경비정이 NLL을 1.2마일가량 침범해 계속 남하했다"면서 "해군은 경고사격을 하겠다는 경고통신까지 했으나 물러나지 않아 교전규칙에 따라 경고사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북한 경비정은 남측 고속정을 향해 '직접 사격'을 가했으며 우리측은 교전규칙에 의해 '대응사격'을 가해 북측 경비정을 퇴각시켰다는 설명이다. 우리측 사상자는 없었고 북한 함정은 연기에 휩싸인 채 북으로 귀환했다고 한다.

합참의 설명에 따르면 북한의 이번 도발은 의도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짙어 보인다. NLL을 월선하고 우리측 고속정에 직접 사격까지 가한 것을 보면 도저히 우발적인 것으로는 판단하기 어렵다. 북한으로서는 NLL을 인정치 않는다는 점을 다시 한번 천명하는 한편 우리측의 방어태세를 점검하기 위한 의도가 강한 것으로 생각된다. 또 13일부터 이뤄지는 오바마 미 대통령의 한 · 중 · 일 3국 방문과 이르면 내달 초로 예상되는 미 국무부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을 앞두고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라는 점을 부각시킴과 동시에 북한 내부의 긴장 조성을 위한 의도도 포함된 것으로 짐작된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안보태세가 결코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그런 차원에서 교전사태 발생 직후 이명박 대통령이 긴급안보장관회의를 개최해 "더이상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침착하고 의연하게 대응하라"고 주문하는 등 신속한 대응태세를 보여준 것은 적절했다고 판단된다. 그들의 의도를 정확히 분석하고 그에 맞춰 치밀한 대응 전략을 구사해나가야 할 것이다.

북한이 사태의 책임을 우리에게 돌리는 등 적반하장식 억지 주장을 펴고 있는 것은 후안무치한 일이다. 북한은 이번 사태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고 사과부터 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