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들의 4분기 실적이 좋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D램 반도체 가격이 예상외의 강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10일 0.41% 오른 72만70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사흘째 강세를 이어갔다. 모건스탠리와 씨티그룹 등 주요 외국계 창구로 14만주가 넘는 대규모 매수 주문이 유입됐다. 하이닉스는 1만9800원으로 보합에 그쳤지만 장중엔 2만200원까지 치솟으며 지난달 15일(2만550원) 이후 한 달여 만에 2만원 선 회복을 시도하기도 했다.

4분기 이익 모멘텀 둔화 우려로 약세를 면치 못했던 이들 반도체주는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D램값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는 소식에 꾸준한 반등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DDR2 주력 제품(1Gb 667㎒)의 고정거래가격은 2.38달러로 지난달 말보다 15.5% 치솟았다. DDR3 제품 가격 역시 15.9% 오른 2.25달러로 처음으로 2달러 선을 돌파했다.

연말 수요 증가를 앞두고 PC 제조업체들이 재고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대만 반도체 업체들의 가동률 부진으로 공급량이 빠듯해 가격을 계속 밀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가격의 4분기 평균 상승률을 10~15%로 추정했지만 상승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며 "정보기술(IT) 제품 수요 강세로 D램 가격의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익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진 상황에서 제품가격이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내놓은 전망치를 훌쩍 넘어서고 있어 반도체주들이 4분기엔 오히려 '깜짝 실적'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한승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DDR2와 DDR3 제품 가격이 현 수준만 유지해도 전 분기 대비 상승률이 61%와 40%에 달하게 된다"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를 웃돌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밝혔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