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오토가 만난 사람] "30년이 지나도 구식으로 보이지 않는 車…바로 벤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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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든 바그너 메르세데스벤츠 디자이너
메르세데스벤츠는 10월 중 국내에서 949대를 판매해 수입차 시장 1위를 차지했다. 3년 만에 처음 1위 자리를 탈환한 지난 9월에도 2위 BMW보다 30% 이상 많은 차를 팔았다. 벤츠가 불티나게 팔리는 것은 신형 E클래스 덕분이다. 이 차는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무장하고 8월 말 시장에 나왔다. 벤츠에서 신차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는 고든 바그너 디자인 총괄로부터 그 비결을 들었다.
▼벤츠 고유의 디자인 철학이 있다면.
"벤츠다워야 한다는 점이다. 품질 성능 혁신 안전 쾌적성 등 모든 면에서 브랜드 가치를 반영해야 한다. 30년이 지나도 구식으로 보이지 않도록 하는 점이 고민이다. "
▼요즘 친환경차가 대세인데.
"친환경 디자인은 앞으로 더욱 확고한 흐름이 될 것이다. 우선 세 가지 질문에 대해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첫째 우리가 자연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둘째 소비자들이 어떤 형태의 친환경 디자인을 받아들일 것인가,셋째 외관 디자인만으로도 친환경차란 사실을 알 수 있는가이다. "
▼실내 디자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부분 자동차 밖보다 안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실내 디자인이 외관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다. 소비자들은 차량 안에 있을 때 품질과 디테일까지 세심하게 살펴본다. 실내 디자인의 궁극적인 목표는 외관 디자인의 특징을 내부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
▼신형 E클래스에도 쌍둥이 전조등을 그대로 사용했는데.
"쌍둥이 전조등은 1995년부터 E클래스 외관의 핵심적인 요소였다. 벤츠의 상징이 됐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쌍둥이 전조등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다만 종전의 타원형에서 기하학적 형태를 가미한 진보적인 모습으로 바꿨다. 잘 다듬어진 보석처럼 보이지 않는가. 신형 E클래스의 새로운 눈은 신선하면서 명백한 새 이미지를 만들어준다. "
▼아이디어 영감을 어디서 받나.
"아이디어는 수시로 나온다. 길거리 풍경을 바라보거나 시골길을 걷다가,또는 박물관을 둘러보다 멋진 생각이 떠오르는 식이다. 디자이너는 24시간 주변 환경으로부터 영감을 떠올려야 하는 직업이다. "
▼벤츠 쿠페를 내놓았는데.
"쿠페는 벤츠에서도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감성에 강하게 호소하는 모델이다. 따라서 운전자의 모든 감각을 만족시켜야 한다. 약간의 대담성도 제공해야 한다. 보는 사람의 심장을 뛰게 만들어야 한다. 다만 심장이 뛰는 이유가 차량의 우아함 때문인지 아니면 역동성 때문인지 확실하지 않을수록 좋다. "
▼모든 벤츠 모델이 각기 개성을 갖고 있나.
"물론이다. 라인업마다 연관성을 갖고 있지만,그 안에서 개성있고 명백한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 동시에 벤츠 고유의 기본 가치를 반영한다. "
▼E클래스 세단과 쿠페의 차이점은.
"가까운 친척 사이로 표현할 수 있다. 쌍둥이 전조등을 보면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두 차의 후면이 똑같이 강인한 커브를 자랑한다. 하지만 쿠페의 스타일링이 좀 더 역동적이고 날렵하다. 공격적이다. "
▼세단과 쿠페를 디자인할 때 서로 영향을 끼치나.
"훌륭한 쿠페를 설계하는 첫 번째 관문은 훌륭한 세단을 만드는 것이다. 벤츠는 수많은 전설적인 쿠페를 만들어냈다. 그런 전통이 디자이너를 긴장하게 만든다. 벤츠 쿠페는 엔지니어링이나 스타일링 면에서 항상 특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