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의 신형 '토러스'를 지인에게 보여주며 물었다. "가격이 얼마일 것 같아?" 그러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덩치로 봐선 5000만원쯤…내부도 고급스럽네." 그런데 틀렸다. 포드가 야심차게 선보인 2010년형 토러스의 가격은 SEL 3800만원,리미티드 4400만원이다. 에쿠스 정도의 위압감과 첨단 편의장치를 갖췄으면서도 경제적인 가격,이것이 토러스의 장점이다.

토러스는 포드의 플래그십 모델이자 미국을 대표하는 대중차다. 우리로치면 쏘나타와 비슷하다. 미국에선 도요타의 캠리와 혈투를 벌이기도 했다. 국내에 캠리가 상륙한 만큼 둘 간의 대결도 흥미롭다.

2010년형은 기존 모델과 비교하면 외모부터 확 바뀌었다. 역동성과 육중함을 강조했다. 전체적으로 직선을 많이 사용한 것은 캐딜락 CTS,크라이슬러 300 등 미국 차의 전형이다. 보닛 위에 볼록 튀어 나온 흡기구 모양도 근육질의 일부다.

시트에 앉으면 허리를 받쳐주는 쿠션이 인상깊다. '멀티 컨투어 시트'라는 것인데 허리와 허벅지 부분에 있는 7개의 공기 쿠션으로 시트의 곡면을 자유롭게 조절하면서 운전자를 부드럽게 마사지해 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리미티드 모델에 기본으로 들어가는 옵션이다.

장거리 운전을 하면 허벅지와 허리가 가장 아프다는 점을 감안한 기능이다. 가속은 배기량 3.5ℓ,공차 중량 1900㎏의 육중한 몸집답지 않게 부드럽다. 일반적인 고속 주행 속도인 시속 150㎞를 넘나드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속도감을 즐기는 차량처럼 스티어링 휠에 시프트 컨트롤 패들이 달려 있어 기어 조작도 간편하다. 일반 세단에 비해 운전석이 높아 전방 시야 확보 측면에선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를 타는 느낌이다. 시야가 확 트인다는 얘기다. 다만 워낙 육중한 차체 탓에 스티어링 휠이 무겁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고급 세단임을 증명하듯 각종 편의 장치도 호화롭다. '마이 키' 기능은 운전자가 다양한 모드로 운전 상태를 조절할 수 있다. 안전벨트를 잠글 때까지 오디오 음소거를 하거나,최고 제한속도를 설정하고 과속시 경고 프로그램을 작동하게 하는 것도 운전자 조작으로 가능하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