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잠실 롯데월드 내 공연장인 가든 스테이지.알록달록하게 분장한 삐에로가 아이들에게 풍선으로 푸들,칼 등을 만들어주고 있었다. 11시가 가까워지면서 자녀의 손을 잡은 부모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눈에 띄는 점은 자녀들이 세 명 이상이라는 점.롯데백화점이 이날 주최한 '다둥이 가족 가을나들이'행사에 초청한 가족은 모두 950명에 달했다.

롯데백화점은 저출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산장려운동을 주된 사회공헌활동으로 정했다. 출산의 기쁨과 자녀들이 주는 행복을 지속적으로 알려나가기 위해서다.

◆온가족이 함께한 첫 나들이

롯데백화점은 이날 다둥이가족 가을 나들이 참여자 전원에게 롯데월드 놀이기구 자유이용권과 식사쿠폰,모자,티셔츠 등을 제공했다. 행사에 참가한 다둥이 가족의 얼굴에선 웃음이 떠날 줄 몰랐다. 목에 자유이용권을 건 채 들뜬 표정이 역력했다. 35세 동갑내기인 차주만 · 김영아씨 부부는 인천에서 아이 셋과 함께 롯데월드를 찾았다.

김씨는 "아이들이 많아 주말이면 근처 대형마트 놀이터에 가는 게 전부였다"며 "결혼한 이후로는 롯데월드에 온 적이 없었는데 이런 기회가 마련돼 너무 즐겁다"고 활짝 웃었다.

행사 시작을 알리는 환영식에는 신영자 롯데백화점 사장과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등이 참석해 다둥이 가족들에게 '다복상'을 시상했다. 장관상은 열두 자녀를 둔 남상돈(47) · 이영미씨(45) 가족에게 돌아갔다. 이씨는 "자녀가 열두 명이라도 한 명 한 명이 나름대로의 특성이 있고 너무나 사랑스럽다"며 "이런 경험을 못 해본 사람은 아무리 얘기해도 기쁨을 절대 모른다"고 말했다.

지난달 넷째 아이를 출산한 개그우먼 김지선씨는 '출산장려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김씨는 "아이를 많이 낳으니 회복도 빠르다"며 "저출산 문제를 개선하고 아이를 온가족이 함께 키우는 문화를 정착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문화 다둥이 가정도 함께

행사에는 다문화 다둥이 가정 5가구도 초청됐다. 파키스탄을 떠나 한국에 온 지 13년 된 만즈이 랏거트씨(37)는 아들 셋과 딸 하나를 둔 다둥이 아빠다. 그는 "김포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오느라 고생했지만 아주 보람 있다"며 "자유이용권이 비싸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 부담스러운 곳이었는데 오늘은 마음 놓고 놀 수 있었다"며 행복해 했다. 최문규씨(49)와 일본인 기야유향씨(47)는 15년 전 교회에서 만나 결혼한 뒤 5명의 자녀를 낳았다. 기야유향씨는 "15년 전 연애할 때 온 이후로 이번이 두 번째"라며 "자원봉사자가 가족마다 한 명씩 함께 하니 한결 마음 편하게 즐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전재희 장관은 "롯데그룹 직원 5만4000명이 아이를 두 명씩 낳으면 도시 두 개가 생긴다"며 "아이를 많이 낳는 가정에 보육비 등 다양한 지원을 해줄 방침"이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신영자 사장은 "아이를 갖는다는 것은 인생에서 가장 큰 행복이자 숭고한 선택"이라며 "참석한 모든 분들은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하고 존경받아 마땅한 분들"이라고 말했다.

롯데월드 곳곳에서는 '꽃잎 탁본 행사','즉석 사진 콘테스트'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렸다. 오후 4시부터는 다둥이 가족 퀴즈대회인 '도전 골든벨' 행사가 열렸다. 마술 공연도 펼쳐져 다둥이 가족은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만끽했다.

◆출산 친화 기업으로 거듭난다

이날 행사는 롯데백화점이 지난 9월9일 보건복지가족부와 '아이 낳기 좋은 세상 만들기'에 관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마련한 첫 행사다.

롯데백화점은 이 행사를 비롯해 보건복지가족부와 함께 출산장려를 위한 5대 공동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구체적으론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출산 친화제도 강화 △가족친화 기업문화 조성 및 확산 선도 △임산부 친화형 편의시설 확대 및 서비스 강화 △출산 양육 지원기금 조성을 위한 사회공헌 실천 △출산 친화적 사회 환경 조성을 위한 공동 캠페인 전개 등이다. 롯데백화점은 이를 위해 2011년까지 1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의 출산장려 캠페인은 지난 4월 시작됐다. '출산장려 전담 부서'를 발족시키면서부터다. 전담 부서는 임직원의 육아 복지를 개선하는 한편 고객 출산 장려 캠페인 등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사내 육아 편의를 강화한 화장실과 임산부 전용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등 다양한 편의시설도 확충하고 있다. 사외뿐만 아니라 사내에서도 다출산문화를 적극 조성하기 위해서다.

대외적으로 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도 마련 중이다. 다둥이 가족 나들이 행사는 매년 정기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다. '다둥이 카드'도 만들어 다둥이 가족이 롯데백화점에서 쇼핑할 때 다양한 혜택을 줄 예정이다.

김세완 기획부문장은 "출산장려 캠페인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저출산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꾸준하게 진행해야 할 과제"라며 "앞으로 가을나들이를 포함한 다양한 행사를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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