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통화정책에만 집중하라."

미국 상원의 크리스토퍼 도드 금융위원장(민주당)이 10일 금융감독 개혁안을 발표했다. 정부와 하원의 개혁안보다 훨씬 과격한 것이어서 FRB,금융업계 등이 펄쩍 뛸 만한 내용들이다. 가장 눈길이 가는 대목은 FRB의 대폭적인 권한 축소다.

'도드 안'은 FRB의 권한 중 금리를 결정하는 통화정책 권한만 남기고 은행지주회사 감독권한과 소비자금융 보호권한은 제외시켰다. 이번 금융위기 때 금융사에 긴급 구제금융을 지원했던 FRB의 권한도 더 이상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FRB의 감독권한을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은행 일상업무 감독권한과 통합해 슈퍼기구인 금융사규제감독청(FIRA)을 신설하기로 했다.

이에 반해 현재 정부와 하원이 내놓은 금융감독 개혁안은 FRB의 감독권한을 오히려 강화하고 소비자금융 보호권한만 따로 떼내는 것이다.

도드 안은 12개 지역 연방은행의 의사결정시 민간은행들이 개입하는 길도 봉쇄했다. 현재 민간은행들은 12개 연방은행이 각각 9명씩 두는 이사들 가운데 각각 6명을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이들 연방은행이 민간은행들을 규제하고 FRB의 금리 결정에 목소리를 낸다는 점에서 이해상충적이다. 도드 위원장은 "그동안 FRB가 소비자 보호권한과 은행지주회사 규제 및 감독권한을 누려왔으나 대실패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학계와 업계,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내에서조차 도드 안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도드 위원장은 다음 달 첫째주에 개혁안을 심의할 예정이나 반발이 커 초안이 그대로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