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배당 유망주 가이드] (3)SK텔레콤‥ 연말 주당 8400원 배당…상장사중 '최대'
SK텔레콤은 상장 기업 가운데 연말에 지급하는 배당금이 가장 많은 회사로 유명하다. 지난해 연말 주당 8400원의 배당을 실시해 제일기획(8000원) 포스코(7500원)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던 이 회사는 올 연말에도 같은 배당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모두 6066억원의 배당금이 투자자들에게 돌아간다는 얘기다.

여기에 이미 올 6월 말 한 차례 주당 1000원을 중간 배당했기 때문에 올 연간 기준으로는 3년 연속 9400원을 나눠주는 셈이 된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확정 고배당주'로 통한다. 대부분의 기업이 순이익에 대한 배당금 비율인 배당 성향을 기준으로 배당액을 정하는 데 비해 이 회사는 주당 배당금이 사실상 확정돼 있어 안정적인 배당유망주로 평가된다.

최남곤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은 배당금이 얼마나 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거의 없어 배당투자자들로선 기대수익을 가늠하기 쉬워 매력적"이라고 지적했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 이사회에서 배당금을 확정하지만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계획하고 있다"며 시장의 기대를 뒷받침했다.

11일 종가(17만9500원)를 기준으로 할 때 중간배당을 제외하고 연말 배당금만 따져 추산한 배당수익률은 4.67%에 달한다. 이런 고배당 매력 때문에 SK텔레콤 주가는 통상 연말로 갈수록 강세를 보여왔다.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 회사는 지난 2년간 11~12월에 코스피지수보다 평균 13.4%포인트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며 "올해도 연말이 다가올수록 배당 매력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연구원은 또 "배당 기준일인 12월30일이 지난 뒤엔 배당을 겨냥해 들어왔던 매수세가 빠져나가면서 주가가 내리게 마련이지만 SK텔레콤은 이 같은 하락세를 쉽게 회복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꾸준한 이익 창출 능력이 고배당을 뒷받침하는 배경이다. 증권사들이 예상하는 4분기 영업이익은 545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26% 증가할 전망이다.

동양종금증권은 지난해보다 통신사 간 경쟁이 약화돼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2조2814억원으로 지난해(2조599억원)에 비해 10.75%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증권사는 배당수익률에다 매년 꾸준한 실적개선에 따른 주가 상승을 합하면 연 10% 이상의 안정적인 수익이 기대돼 장기투자자들이 눈여겨볼 만한 종목이라고 권했다.

실제 배당투자 매력과 함께 현재 주가수준(밸류에이션)이 역사적 저점 수준이어서 추가 하락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에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는 분위기다.

황성진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수익비율(PER)이 2007년 말엔 15배까지 치솟았고,평균적으로 12~13배 수준을 보여왔지만 현재는 10배에 그친다"고 분석했다. 그는 "올 들어 증시가 IT(정보기술)와 자동차 등 성장주를 중심으로 상승하면서 대표적 경기 방어주인 SK텔레콤이 상대적으로 소외된 데다 지난 9월 요금 인하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겹쳐 주가가 약세를 보여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황 연구원은 그러나 "낮아진 밸류에이션으로 저가 매력이 생긴 데다 고배당 요인도 더해져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외국인 지분한도(49%)가 꽉 찬 상태"라고 지적했다.

통신주의 약점으로 지목되는 향후 성장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시키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란 평가다. SK텔레콤은 최근 이종산업과의 협업을 통한 성장전략을 제시했다. 유통 금융 교육 헬스케어 등 8개 산업과 협력해 B2B(기업간 거래) 부문에서 성장 기회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진창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통신 네트워크와 센서 기술의 강점을 바탕으로 이종산업과의 협력에서 새로운 성장엔진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유 · 무선 통합상품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는 진단도 눈길을 끈다. SK텔레콤은 이달 9일부터 유 · 무선 대체(FMS) 서비스를 시작했다. 가입자가 지정한 할인지역에서 인터넷전화 요금으로 휴대폰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진 연구원은 "휴대폰을 바꾸지 않고 저렴한 요금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가입자들의 호응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