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계 암암리에 진행되고 있는 ‘퐁당퐁당’ 이른바, ‘교차상영’(극장이 관객 수가 적은 조조, 심야 시간대에 영화를 상영하는 행위)이 수면위로 올라 그 파문이 예상되고 있다.

최근 장나라 주연의 영화 ‘하늘과 바다’가 교차상영과 관련해 필름 전격 회수라는 조치가 이뤄져 파장을 일으킨 가운데, 영화 ‘집행자’ 또한 이 같은 피해에 대해 탄원서 제출과 삭발식을 감행, 앞으로의 행보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2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교차상영 철회 촉구를 위한 긴급 기자회견’에서 영화 ‘집행자’를 제작한 활동사진의 조선묵 대표는 “첫 주에 우리 ‘집행자’는 박스오피스 전체 2위, 개봉작 중 1위를 기록하며 20만에 가까운 관객들이 영화를 봤다”면서 “손익 분기점이 60만으로 설정한 상태였기에 지인들한테 축하를 받으며 어색하지만은 않았다”라고 솔직히 털어놨다.

조 대표는 “그러나 10일 저녁 배급사에서 속칭 말하는 ‘퐁당퐁당’을 들어갈 거 같다는 말을 들었다.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라면서 “지난해 대기업들의 투자 기피로 어렵게 영화진흥위원회를 통해 3억 원을 지원받았고,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자진 삭감 등으로 힘겹게 개봉한 가운데 첫 주에 좋은 성적을 내 기뻤지만 갑자기 ‘교차상영’ 통보를 받아 대처 방안 조차 없었다”라고 탄식했다.

이어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한 영화가 아니라 첫 주 관객 1위를 기록한 영화가 단순히 큰 배급사와 독과점의 횡포로 이런 피해를 입었다는 것에 대한 마지막 몸부림이라도 하고 싶었다”라면서 “‘집행자’의 진정성을 믿어 달라는 호소이고, 또한 앞으로 중소 제작사들의 영화들이 다시는 이러한 일들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자리를 마련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여 호소했다.

이날 조 대표는 기자회견에 앞서 삭발식을 거행할 예정이었으나, 주연 배우 조재현의 만류에 미리 삭발을 한 후 참석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조선묵 대표를 비롯해 최진호 감독, 배우 조재현 등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탄원서를 제출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를 방문할 예정이다.

뉴스팀 김명신 기자 sin@hankyung.com / 사진 양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