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세상,현실,실재,사회라고 하는 것들은 객관적으로 있는 것인가.

구성주의 철학자 하인츠 폰 푀르스터는 이에 대해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세상이나 현실,실재,사회는 없다고 부정한다. 그런 존재는 당연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인식함으로써 존재하는 것이며 우리는 결국 스스로 만들어 낸 세계를 보고 듣고 만난다는 얘기다.

따라서 푀르스터는 객관적 진리라는 말에 속지 말라고 강조한다. 진리란 원래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진리와 거짓'을 분별함으로써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진리는 진리를 말하는 사람의 발명품이며 진리를 말하는 동시에 거짓을 말하는 것이기에 진리는 거짓말쟁이의 발명품이다.

언론인 베른하르트 푀르크센과의 대담을 통해 푀르스터는 실재,진리,절대적 가치 등에 대해 철저히 회의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이 같은 회의주의는 진리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강제와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을 위해 꼭 필요함을 역설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