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들이 현금서비스 금리는 놔둔 채 취급수수료만 절반으로 낮추는 방안을 타진한 것에 대해 금융당국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금융당국은 신용카드사들이 이번 기회에 취급수수료를 아예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14일까지 금융감독원에 제출키로 한 수수료 인하방안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고객 신용등급에 따라 면밀히 계산된 현금서비스 금리 자체를 건드리는 것은 매우 복잡하고 금리 인하폭이 커질 수 있다고 판단,연 4.0~4.5%인 취급수수료를 2%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마련해왔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취급수수료만 낮추는 것은 제대로 된 금리체계 변경이 아니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취급수수료를 일률적으로 연 4% 수준에서 2%로 내리겠다는 것은 접근방식 자체가 잘못된 것이며 나중에 담합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고객 등급이나 대출액에 관계없이 부과되는 취급수수료만 인하하는 것은 제대로 된 금리체계 변경이 아니라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돈을 조금 빌린 사람도 취급수수료 때문에 상대적으로 많은 이자를 내야 하는 경우가 있다"며 "카드사가 취급수수료를 받으려면 합리적인 금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4월22일부터 시행된 개정 대부업법에 따라 금융회사가 이자율을 산정할 때 대출과 관련해 고객으로부터 받는 것은 모두 이자에 포함시키도록 명시했기 때문이다. 현재 신용카드사의 현금서비스 평균 금리는 취급수수료 등을 포함해 연 26% 수준이다.

한편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를 낮추는 방안도 금감원에 함께 제출해야 한다. 재래시장 가맹점 수수료의 경우 비씨카드가 현행 2.7~3.3%에서 2.0~2.5%로 낮추기로 결정함에 따라 다른 카드사들도 재래시장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태훈/김현석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