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통화정책은 당분간 국내 수요의 확대 정도와 세계 경제가 얼마나 더 확실한 회복 기조를 띠느냐 등을 봐가면서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기준금리를 꽤 오랫동안 인상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국고채 3년물이 0.08%포인트 내리는 등 채권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연 2.0%인 기준금리를 동결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올 4분기에 플러스 성장을 이어가기는 하겠지만 지난 2분기(전기 대비 2.6%)나 3분기(전기 대비 2.9%)처럼 높은 성장률을 보이긴 어려울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2분기와 3분기 높은 성장률을 보인 것은 재정 투입과 기업들의 재고 조정에 힘입은 덕분이나 4분기부터는 이러한 영향이 크게 축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총재는 "재정정책의 효과가 약해지고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경기 회복도 본격화했다고 볼 수는 없다"며 "당분간 통화정책은 경기 회복 쪽에 좀 더 초점을 맞춰 운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신종플루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과 관련,"최근 2~3주처럼 그렇게 빨리 퍼져 나가고 올 겨울 내내 지속된다면 경제에 무시할 수 없는 충격을 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은 신종플루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국내총생산(GDP)의 0.2~0.3%가량을 감소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GDP의 0.2~0.3%는 2조~3조원 수준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