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박스권 장세를 지속하면서 투자자들이 대응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러한 답답한 시장 흐름에서는 역발상 투자와 환율 등 지표를 활용한 단기 트레이딩 전략이 유효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13일 "올 11월도 방향성 없이 1600과 1530선 사이에서 지루한 상황이 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11월은 일반적으로 주가가 오르는 경향이 강하고 그 중에서도 특히 중형주가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기대를 접을 때는 아니다"고 말했다.

분명한 추세가 있는 장에서는 지수를 따라가는 대형주에 집중할 수 밖에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중소형주 중에서 똘똘한 종목을 찾아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서 연구원은 "이달들어 업종별 흐름 중 하나는 기술적으로 이격이 많이 벌어지고 그간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업종이 강세라는 점"이라며 "특히 건화물운임지수(BDI)의 상승은 운송업종의 상승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운업을 중심으로 운송주는 실적에 대한 부담이 큰 업종 중 하나지만 오른 종목을 사는 것보다 더 빠질 것 같지 않은 종목을 사겠다는 역발상 투자전략에는 어느 정도 부합되는 업종이라 설명이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값 싸고 질좋은 정보기술(IT) 관련주에 다시한번 관심을 가져볼 것을 주문했다.

원 애널리스트는 "9월말 이후 증시 조정 과정에서 코스피 수익률을 웃돌았던 전기전자 업종은 최근 경기선으로 불리는 120일 이동평균선의 지지를 확인하고 본격 반등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전기전자 업종 내 반도체지수의 상승세는 한층 돋보인다"고 강조했다.

반면 원화 강세 기조를 활용한 내수주와 대차잔고 감소를 감안한 종목 선택도 박스권 장세에서 유용한 매매전략으로 제시되고 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통화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와 원·달러 환율이 연중 최저치로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최근과 같은 원화 강세국면에서는 IT와 자동차를 비롯한 수출주보다 원화 강세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내수주들이 상대적으로 선전할 개연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철강금속, 건설, 은행, 항공, 여행 등 내수주들이 반등을 주도했던 반면 전기전자, 기계, 운수장비(자동차), 비금속광물 업종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

박 연구원은 "대차잔고가 7월 이후 최고치로 증가한 이후 5일째 감소하고 있는 만큼 이를 감안한 종목선택도 고려해 볼만하다는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대차잔고 감소와 기관·외국인 순매수, 실적전망 상향조정이라는 교집합이 맞아 떨어진 기업들을 골르면 승산이 있다는 것.

박 연구원은 "최근 반등 국면에서 이러한 유형에 해당되는 종목들을 살펴본 결과 삼성이미징, 호텔신라, 대한항공, 현진소재, 대림산업 등 5개 종목이 추출됐다"며 "이들 기업들은 지난 10월초 이후 4분기 실적전망도 상향 조정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특히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