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측과 5 대 5로 장학금을 부담해 한국 학생 50명을 네덜란드 대학에 유학시키려 합니다. "

네덜란드 교육부 장관과 세계은행 부총재를 지낸 세계적 경제학자 요제프 리첸 마스트리히트대 총장(사진)은 13일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만나 한국 대학과 네덜란드 대학 간 교류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리첸 총장은 최근 네덜란드교육진흥원의 한국 개원 1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네덜란드교육진흥원은 네덜란드 고등교육의 국제화를 담당하는 비영리독립기관인 '누픽(Nuffic,Netherlands Universities Foundation for International Cooperation)'의 산하단체로 국내 대학생 등을 상대로 네덜란드 유학 및 장학금 상담을 해왔다.

리첸 총장은 "마스트리히트대는 재학생의 50%가 외국인일 정도로 국제화돼 있지만 그 중 90%가 유럽인"이라며 "한국 등 아시아권 학생들과의 교류를 더욱 확대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리첸 총장은 방한 중 서울대 고려대 성균관대 경희대 등과 상호 학생 교류에 관한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미 연세대와는 학생 교류가 진행 중이다.

리첸 총장은 마스트리히트대의 장점에 대해 "모든 강의에 걸쳐 문제 해결 중심의 교수-학습법을 적용하고 있다"며 "단순히 답을 찾아내는 것보단 문제의 내용과 해석 및 풀이에 집중함으로써 학생들이 실무에서 높은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교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첸 총장은 1989년부터 1998년까지 네덜란드 교육부 장관을 지내는 동안 네덜란드 교육 시스템을 개혁해 현재 네덜란드 교육의 근간을 정립했다. 이후 2001년까지는 세계은행 부총재를 지냈다. 그는 지난해 한국경제신문이 개최한 '글로벌 인재(HR)포럼 2008'의 초청연사로도 참가했다.

리첸 총장은 "올해는 사정상 참석을 못해 너무 아쉬웠다"며 "내년에는 꼭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리첸 총장은 이어 올해 인재포럼이 세계은행과 협약을 맺고 동아시아 · 태평양지역 12개 국가 교육부 장 · 차관 연수프로그램을 운영한 것에 대해 "인재 개발에 있어 후발 주자인 이들 국가에 좋은 경험을 전수해 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근 경제회복 국면과 관련해 리첸 총장은 "한국의 회복력은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며 "그러나 회복기일수록 상대적으로 사회 하류층에 대한 더욱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내년 서울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에 대해서도 "한국에서 열리는 G20 회의는 세계 경제의 장기적 발전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