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사진)이 13일 중앙청사에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별도로 준비한 설명자료까지 배포하며 2020년까지 국내 온실가스를 2005년 대비 4% 줄이는 감축안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에는 7~8개 부처 장 · 차관 및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녹색성장위원회 관계자 등이 참석해 2005년 대비 동결안과 4% 감축안을 놓고 2시간30분간 열띤 토론을 벌였다.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한국이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 4% 감축이라는 공격적인 목표치를 설정해 국제사회의 논의 흐름을 주도하는 것이 국익에도 부합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도전적 과제지만 20년 전부터 하고 싶었던 목표"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고,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도 "창조적 경제를 육성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저탄소산업을 키워야 한다"며 공격적인 목표 설정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실물경제를 총괄하는 최 장관은 "4% 감축 목표를 정하면 경제 성장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추가 검토를 거쳐 전략적이고 실리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녹색위는 회의에 앞서 각 부처가 별도로 자료를 배포하지 말고 구두로만 회의를 진행하자고 요청했지만 최 장관은 미리 준비한 설명자료까지 나눠주며 열성을 보였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