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보유 한도에 제한이 있는 통신 · 항공 등의 외국인 지분율이 올 들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은 올 들어 외국인 지분율이 세 배 가까이 급증했고 SK텔레콤은 법적 한도인 49%를 거의 꽉 채웠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항공법에서 외국인 보유 한도를 50%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는 대한항공의 외국인 지분율은 작년 말까지만 해도 7.86%에 그쳤지만 올 7월부터 가파르게 상승해 현재 23.35%까지 높아졌다. 그 덕에 대한항공 주가도 올 들어 26.05% 올랐다.

신민석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대한항공은 원 · 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영업이익과 세전이익이 모두 좋아진다"며 "환율 하락에 대한 기대감으로 외국인이 집중 매입했다"고 진단했다. 신 연구원은 "신종플루로 지연됐던 해외여행 수요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 환율 유가 등도 우호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 외국인의 추가 매수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외국인의 SK텔레콤 보유 비중은 48.99%로 작년 말(43.05%)에 비해 5.94%포인트 높아졌다. SK텔레콤은 전기통신사업자법에서 외국인 보유 한도를 49%로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외국인이 추가로 살 수 있는 SK텔레콤 주식 수는 5861주에 불과하다. 이동섭 SK증권 연구위원은 "기관투자가와 외국인이 주식 매수의 양대 세력인데 한쪽이 더 이상 살 수 없게 됐다는 건 수급 측면에서 분명 부정적 요인"이라고 말했다.

KT의 외국인 지분율은 작년 말 41.27%였으나 올해 2분기부터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면서 현재 44.64%까지 상승했다. SK텔레콤과 달리 외국인이 추가로 살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는 상태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KT는 SK텔레콤의 외국인 지분 한도 소진에 따른 반사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