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과 함께하는 1기업1나눔] (11) 러시아 찾아가 동영상 편집·인터넷 교육…국경 넘은 'IT지식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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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IT 서포터즈'
"오친 하라쇼(정말 좋아요)." "인체레스나(재미있어요)."
지난 10일 러시아 연해주 우수리스크시 고려인 문화센터 2층에 자리잡은 KT의 IT(정보기술)문화교실.영하의 날씨에도 이곳만은 배움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오늘은 동영상 만드는 프로그램을 배워볼게요. 사진과 비디오 파일이 들어있는 폴더를 찾으셨죠.마우스로 파일을 선택하고 엔터 키를 누르세요. " 강희식 KT 과장이 수업을 시작하자 쉬콜라(초 · 중 · 고 과정) 4학년인 세르게이 흐멜니츠키군부터 50대의 갈리나 보다보바씨까지 12명의 수강생이 서툰 손놀림으로 동영상을 자르거나 색상을 입히는 등 편집작업을 했다.
이태희 차장과 김한경 과장은 학생들 사이를 오가며 더듬더듬 러시아어로 몇 번이고 반복해 가르쳐줬다.
◆글로벌 나눔활동 펼치는 IT서포터즈
KT의 정보기술(IT) 봉사활동 조직인 IT서포터즈가 연해주를 찾은 것은 지난 4일.지난달 말 개관한 고려인 문화센터에 IT문화교실과 한글교실을 마련,고려인과 현지인들에게 IT와 한국문화를 전파하기 위해서다. KT는 2005년부터 한민족 지원사업의 하나로 중국 러시아 등지에서 IT문화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우수리스크 IT문화교실은 12번째로 설립했다. 이번에는 IT서포터즈가 처음으로 해외에서 IT 나눔활동을 펼쳤다. 연해주 지역에서 고려인 정착사업을 벌이고 있는 시민단체 동북아평화연대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고려인들에게 컴퓨터와 인터넷 교육을 하고 싶어도 제대로 된 프로그램이 없고,강사를 구하기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10 대 1의 경쟁을 뚫고 선발된 IT서포터즈 3명은 우수리스크와 블라디보스토크 지역에서 열흘 동안 머물며 동북아평화연대 현지 직원과 우수리스크 사범대 한국어과 학생,현지 주민들에게 PC 활용 교육을 하고 음악,영화 등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시간도 가졌다. 김현동 동북아평화연대 집행위원장은 "우리 글과 문화 못지않게 IT 교육에 대한 수요가 많았는데 IT문화교실이 생겨 새로운 교육의 장이 열리게 됐다"며 기뻐했다.
◆IT로 한국 문화 알린다
지난 11일 블라디보스토크 제28번 학교에서도 IT 선생님의 인기는 최고였다. 한국어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빔 프로젝터와 컴퓨터를 이용한 연구수업이 열리는 날.IT를 활용한 연구수업은 이 학교가 생긴 뒤 처음이다. IT서포터즈는 한국과 러시아의 문화를 비교하는 수업을 위해 교사들에게 빔 프로젝터와 파워 포인트 사용법을 알려주고 사진 · 영상 콘텐츠가 들어간 교재도 만들어 줬다.
낯선 수업방식에 어색해하던 학생들은 친구들의 모습이 화면에 나오자 환하게 웃으며 눈을 떼지 못했다. 니나 안드레예바양(11학년)은 "한국 문화를 사진과 동영상으로 비교하면서 배우니까 너무 재미있고 유익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한국어 교사인 스베타 전씨(37)는 "IT서포터즈의 도움이 없었다면 오늘 수업은 엄두조차 못 냈을 것"이라며 "앞으로 수업에 IT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이날 캠코더,프로젝터,디지털 카메라 등을 기증해 한국어 수업에 활용하도록 했다. IT서포터즈 이태희 차장은 "IT지식이 국경을 뛰어넘어 소통에 도움이 됐다는 데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사회공헌 새 패러다임 열어
KT의 IT서포터즈가 출범한 것은 2007년 2월.국내 최대 통신회사답게 IT를 사회공헌에 적용했다. IT서포터즈는 컴퓨터나 IT 관련 자격증을 가진 직원 400명이 장애인과 노인,다문화 가정 등 정보 소외계층을 찾아가 IT를 활용할 수 있도록 가르쳐 준다.
활동영역에도 제한이 없다. 농촌마을에서는 인터넷으로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군부대를 찾아가 온라인 화상면회도 주선해 준다. 7 · 7 디도스(분산서비스 거부) 공격이 벌어졌을 때는 가정을 찾아다니며 악성 코드에 감염된 PC를 치료해 줬다. 지난 10월까지 전국 39개 권역에서 100만여 명에게 IT를 전파했다.
IT서포터즈는 'IT 지식 기부'라는 문화를 만들면서 기업 사회공헌의 새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취업사이트에서 실시한 대학생 설문조사에서는 가장 기억에 남는 기업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여름 방학 때 400명을 뽑는 IT서포터즈 대학생 봉사단 모집에는 2808명이 몰려 7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정규남 KT 상무는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갖춘 IT강국이지만 아직도 주위에는 정보화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정보화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IT서포터즈 활동을 더욱 활발히 펼쳐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우수리스크 · 블라디보스토크(러시아)=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
지난 10일 러시아 연해주 우수리스크시 고려인 문화센터 2층에 자리잡은 KT의 IT(정보기술)문화교실.영하의 날씨에도 이곳만은 배움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오늘은 동영상 만드는 프로그램을 배워볼게요. 사진과 비디오 파일이 들어있는 폴더를 찾으셨죠.마우스로 파일을 선택하고 엔터 키를 누르세요. " 강희식 KT 과장이 수업을 시작하자 쉬콜라(초 · 중 · 고 과정) 4학년인 세르게이 흐멜니츠키군부터 50대의 갈리나 보다보바씨까지 12명의 수강생이 서툰 손놀림으로 동영상을 자르거나 색상을 입히는 등 편집작업을 했다.
이태희 차장과 김한경 과장은 학생들 사이를 오가며 더듬더듬 러시아어로 몇 번이고 반복해 가르쳐줬다.
◆글로벌 나눔활동 펼치는 IT서포터즈
KT의 정보기술(IT) 봉사활동 조직인 IT서포터즈가 연해주를 찾은 것은 지난 4일.지난달 말 개관한 고려인 문화센터에 IT문화교실과 한글교실을 마련,고려인과 현지인들에게 IT와 한국문화를 전파하기 위해서다. KT는 2005년부터 한민족 지원사업의 하나로 중국 러시아 등지에서 IT문화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우수리스크 IT문화교실은 12번째로 설립했다. 이번에는 IT서포터즈가 처음으로 해외에서 IT 나눔활동을 펼쳤다. 연해주 지역에서 고려인 정착사업을 벌이고 있는 시민단체 동북아평화연대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고려인들에게 컴퓨터와 인터넷 교육을 하고 싶어도 제대로 된 프로그램이 없고,강사를 구하기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10 대 1의 경쟁을 뚫고 선발된 IT서포터즈 3명은 우수리스크와 블라디보스토크 지역에서 열흘 동안 머물며 동북아평화연대 현지 직원과 우수리스크 사범대 한국어과 학생,현지 주민들에게 PC 활용 교육을 하고 음악,영화 등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시간도 가졌다. 김현동 동북아평화연대 집행위원장은 "우리 글과 문화 못지않게 IT 교육에 대한 수요가 많았는데 IT문화교실이 생겨 새로운 교육의 장이 열리게 됐다"며 기뻐했다.
◆IT로 한국 문화 알린다
지난 11일 블라디보스토크 제28번 학교에서도 IT 선생님의 인기는 최고였다. 한국어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빔 프로젝터와 컴퓨터를 이용한 연구수업이 열리는 날.IT를 활용한 연구수업은 이 학교가 생긴 뒤 처음이다. IT서포터즈는 한국과 러시아의 문화를 비교하는 수업을 위해 교사들에게 빔 프로젝터와 파워 포인트 사용법을 알려주고 사진 · 영상 콘텐츠가 들어간 교재도 만들어 줬다.
낯선 수업방식에 어색해하던 학생들은 친구들의 모습이 화면에 나오자 환하게 웃으며 눈을 떼지 못했다. 니나 안드레예바양(11학년)은 "한국 문화를 사진과 동영상으로 비교하면서 배우니까 너무 재미있고 유익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한국어 교사인 스베타 전씨(37)는 "IT서포터즈의 도움이 없었다면 오늘 수업은 엄두조차 못 냈을 것"이라며 "앞으로 수업에 IT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이날 캠코더,프로젝터,디지털 카메라 등을 기증해 한국어 수업에 활용하도록 했다. IT서포터즈 이태희 차장은 "IT지식이 국경을 뛰어넘어 소통에 도움이 됐다는 데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사회공헌 새 패러다임 열어
KT의 IT서포터즈가 출범한 것은 2007년 2월.국내 최대 통신회사답게 IT를 사회공헌에 적용했다. IT서포터즈는 컴퓨터나 IT 관련 자격증을 가진 직원 400명이 장애인과 노인,다문화 가정 등 정보 소외계층을 찾아가 IT를 활용할 수 있도록 가르쳐 준다.
활동영역에도 제한이 없다. 농촌마을에서는 인터넷으로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군부대를 찾아가 온라인 화상면회도 주선해 준다. 7 · 7 디도스(분산서비스 거부) 공격이 벌어졌을 때는 가정을 찾아다니며 악성 코드에 감염된 PC를 치료해 줬다. 지난 10월까지 전국 39개 권역에서 100만여 명에게 IT를 전파했다.
IT서포터즈는 'IT 지식 기부'라는 문화를 만들면서 기업 사회공헌의 새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취업사이트에서 실시한 대학생 설문조사에서는 가장 기억에 남는 기업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여름 방학 때 400명을 뽑는 IT서포터즈 대학생 봉사단 모집에는 2808명이 몰려 7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정규남 KT 상무는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갖춘 IT강국이지만 아직도 주위에는 정보화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정보화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IT서포터즈 활동을 더욱 활발히 펼쳐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우수리스크 · 블라디보스토크(러시아)=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