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협력을 담당하는 홍보팀이 전직 검사가 이끄는 법무팀과 합친다면 시너지 효과는? 그 결과를 볼 수 있는 케이스가 있다. 바로 정보기술(IT)서비스업체 삼성SDS이다. 이 회사가 홍보팀을 법무지원실 소속으로 편성한 지 어언 1년.이 팀은 2005년 초 SDS에 합류한 전직 검사 출신 법무지원실장이 이끌고 있다.

홍보와 법무의 만남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는 것이 직원들의 평가다. 이 회사 홍보팀 관계자는"대외활동을 하면서 법무 쪽의 코치를 받는 것이 확실히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입찰과 수주,시스템 구축 등 프로젝트 진행이나 사후 관리,컨설팅 등 회사의 주요 업무 전반에 대한 법무 마인드를 갖춘 상태에서 대내외홍보를 하면 이전보다 더 정교해진다는 것.

홍보팀과 법무팀의 결합은 지식재산권 분쟁이 많은 IT산업의 특성에도 잘 들어맞는다. IT서비스기업이나 소프트웨어(SW)기업은 법적으로 특허권 분쟁과 사업권 분쟁을 벌일 때가 많은데 대외적으로 주먹구구식이 아닌 체계적 대응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홍보팀이 따로 없거나 대기업처럼 '전직 검사'등을 내부인력으로 끌어들일 여력이 없는 소프트웨어 중소기업들은 대표이사가 여러 자문변호사를 두고 대외활동을 직접 관장하기도 한다.

SDS 홍보팀 관계자는 또 "사령탑이 더 많은 권한과 높은 직급을 갖고 있으니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전에 이 회사는 홍보담당 상무가 홍보팀을 이끌었으나 SDS는 올 초 상무이던 법무지원실장을 전무로 승진시키면서 홍보팀을 함께 관리하도록 했다. SDS뿐 아니라 IT업계에서 법조인은 '귀한 몸'이다.

LG CNS는 올해 중순 법무법인 태평양에 재직하던 정희찬 변호사를 상무급 법무팀장으로 영입했다.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로 재직하다 SK C&C에 법무팀장 격인 윤리경영실장으로 합류한 윤진원 부사장은 올 초 SK그룹 회장 비서실장으로 전격 발탁됐다.

작년 검찰 수사로 내내 곤욕을 치렀던 KT도 대검 감찰과장을 지낸 정성복 전 서울고검 검사를 올 초 사장급 윤리경영실장으로 영입해 대대적인 내부 사정을 벌이며 '준법 경영'을 외치고 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