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이 항공운항 이착륙료 등 항공부문에서 수익을 올릴 생각은 안 하고 공항 입점업체들한테 거둬들이는 임대료로 돈을 벌려고 하니 말이 됩니까. "

요즘 인천공항 여객터미널에서 영업하는 입점업체와 항공사 지점들은 불만이 많다. 신종플루와 세계적 불황으로 여행객이 줄어 가뜩이나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인천공항공사가 입점업체들만 쥐어짜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입점업체들은 인천공항의 수익구조를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총매출 1조76억원 중 상업시설과 건물임대료 등으로 거둬들인 비항공부문 매출이 6275억원으로 58.5%를 차지했다.

이는 착륙료,계류장 사용료 등 항공부문 매출을 크게 앞지른 수치다. 공사 측은 지난해 말 고통분담차원에서 상업시설 임대료와 공항사용료를 10%씩 인하해줬으나 입점폐쇄를 막기엔 태부족이다. 한 예로 16일 한식 등 4개 식당을 운영해온 조선호텔이 누적적자로 문을 닫았다. 식음료의 일부 매장도 문을 닫은 지 오래다. 면세점들도 수백억원의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한 입점업자는 "이런 입점업체들의 상황이 공항 최고경영자에게 제대로 보고되는지조차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외국항공사들의 불만도 크다. 인천공항 2단계인 제2활주로와 새 탑승동 신설 후 지난해 6월 기존 여객터미널에서 1㎞ 떨어진 탑승동으로 재배치된 53개 외항사들은 "탑승동 배치 후 게이트 이동거리가 멀어 서비스 운영과 승객 감소 등 문제가 생겼는데도 담당자 얼굴 한번 못 봤다"며 "항공수익 중 64%를 차지하는 외항사들을 너무 홀대한다"고 불쾌해했다.

이들은 지난달 초 '탑승동 사용료 현실화'라는 건의서를 공사 측에 제출했지만 한 달이 넘도록 제대로 된 답변을 못 듣고 있다고 한다. 이런 와중에 일본의 JAL은 9개 노선 중 4개 노선을 철수했다.

입점업체들은 공항공사의 소통부재를 이구동성으로 지적한다. 사전사후 논의 등 의사소통이 단절된 상태에서 공사의 일방적인 운영만 있다는 불만이다. "인천공항은 올해 4년 연속 세계 최우수 공항으로 뽑혔고 내년 5연패 도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항서비스는 공사와 입점업체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것인데 이런 식으로 운영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승객들의 몫이 될 것이다. "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