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MBC 대학가요제에서 대상과 네티즌 인기상을 받은 8인조 혼성그룹 '파티캣츠'(사진)가 데뷔 앨범을 내고 오는 12월20일 홍익대학교 근처 상상마당에서 콘서트를 갖는다. 백석대 실용음악과 재학생과 졸업생으로 구성된 파티캣츠는 보컬 7명과 피아니스트 1명으로 구성된 이채로운 그룹.현실을 위로하는 희망의 노래를 세련된 멜로디로 들려준다. 서울 압구정동 한 카페에서 그들을 만났다.

"사람들에게 음악파티를 열어주는 고양이들이 되겠다는 의미에서 '파티캣츠'라고 이름 붙였어요. 차가운 현실을 벗어나 잠시라도 꿈을 향해 나아가도록 희망 섞인 음악을 들려주고 싶습니다. "(리더 오상석)

앨범에 실린 12곡은 그의 바람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대상 수상곡 'No turning back'은 내 꿈을 찾아 떠나고 싶은 소망을 펑크스타일로 노래한다. 타이틀곡 'Come Away'는 기성세대가 강요하는 기준을 거부하고 각자의 방식대로 살라는 외침을 라틴리듬에 담았다.

"눈치와 줄서기에 급급하고 학연과 지연 없이 헤쳐가기 힘든 현실에 대한 우리들의 고민들을 담았어요. 단순히 비판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스스로 개척할 것을 촉구합니다. 힘겨운 삶을 신나고 경쾌하게 풀어보려 하는 겁니다. "(최상미)

파티캣츠의 노래들은 라틴뮤직에서부터 펑크 록 발라드 재즈 뉴에이지 레게 등 웬만한 장르를 망라한다. 7명의 보컬이 들려주는 화음은 풍성하다. 베이스에서 소프라노까지 음역대가 넓고 미성과 허스키 등 음색도 다채롭다. 저마다 개성을 한껏 살린 목소리는 '보는 음악'이 아니라 예전의 '듣는 음악'으로 시간을 거꾸로 돌려놓는다.

"다양한 개성을 조화로운 화음으로 꾸며내려면 시간이 많이 걸려요. 우리들은 거의 매일 5시간 이상 연습합니다. 베이스와 테너,알토와 소프라노 등 음역대별로 소그룹으로 나눠 연습한 뒤 익숙해지면 전체가 모여 다시 입을 맞춥니다" (이소현)

파티캣츠는 요즘 홍대 앞 클럽에서 매달 두 번씩 공연하며 '일곱명의 인순이'란 찬사를 듣곤 한다. 고교와 대학 축제,기업 행사 등에도 자주 불려다니고 있다. 유명 작곡가들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만든 노래들로 호소하는 게 강점이다. 8명의 대부대가 움직이는 동안 회계 스타일 및 스케줄 관리 등은 역할을 분담해 스스로 해결한다.

이들에게 음악은 과연 무엇일까. "상대방에게 호소할 수 있는 무기이며 깊이 얘기할 수 있는 도구예요. "(오경록) "음악말곤 다른 재주가 없어요. 음악으로 관객과 소통하며 하나가 되고 싶어요. "(정휘욱)

파티캣츠는 한 마디로 유행하는 짧고 반복적인 리듬의 '인스턴트음악'이 아니라 다채로운 멜로디의 '한정식음악'을 지향하는 것이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음악을 소장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왔지만 이제는 한 번 듣고 스쳐가는 식으로 소비하고 말지요. 저희들은 아날로그정신으로 돌아가 소장하고 싶은 음악을 들려주고 싶습니다. 음악으로 유명해지고 성공하는 것도 좋겠지만 사람들을 유익하게 해주는 게 더욱 중요합니다. "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