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총리는 8개월 만에 물러났던 호소카와 총리와 닮았다. "

오키나와현 후텐마 미군 비행장 이전 문제로 대표되는 대미 외교의 혼선과 경기침체,정치자금을 둘러싼 논란으로 지지율이 떨어지기 시작한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에 대해 아사히신문이 16일 이렇게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자체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하토야마 내각의 지지율이 취임 직후였던 지난 9월16~17일엔 71%에 달했지만 1개월 뒤엔 65%로 떨어졌고,이달 조사에선 62%에 그쳤다고 밝혔다. 신문은 이에 대해 "이런 추이는 1993년 8월 집권여당인 자민당이 과반 의석 획득에 실패한 뒤 8개 야당 연립으로 탄생했다가 8개월 만에 물러난 호소카와 모리히로 전 총리와 기묘하게 닮았다"고 전했다. 호소카와 내각의 지지율은 출범 직후엔 71%로 하토야마 내각과 똑같았고 4개월 후엔 60%로 하락했다.

호소카와 전 총리는 취임 후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미 · 일 관계를 '성숙한 성인의 관계'라고 규정한 이후 양국 관계 악화를 불러왔고,결국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가 불거지면서 취임 8개월 만에 사퇴하고 말았다. 공교롭게도 하토야마 총리는 호소카와 정권에서 관방 부장관으로서 정권 출범과 지지율 하락,퇴진이란 일련의 사태를 모두 지켜봤다.

아사히신문은 하토야마 정부의 지지율 하락 원인에 대해선 하토야마 총리가 대미 외교 현안과 관련해 일관된 자기주장을 내놓지 못하고 오락가락하고 있는 점을 꼽았다. 특히 지난 13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를 조기에 결론내자고 말한 뒤 하루 만에 이를 뒤집어 비판을 받았다. 천문학적 재정위기의 지속과 실현 가능성이 부족한 복지공약 및 재정계획,하토야마 자신의 정치헌금 문제도 주 요인으로 지적됐다.

이처럼 하토야마 총리가 어려움에 빠졌지만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간사장이나 간 나오토 부총리는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