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면서 4분기 실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증시 일각에서는 대표적인 수출주로 주도주인 정보기술(IT)과 자동차의 경우 원 · 달러 환율 하락에 따라 실적 개선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IT주 가운데 삼성전자하이닉스 등 반도체주는 '승자 프리미엄'으로 시장지배력이 커져 실적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증권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 기아차 등 자동차주도 환율 하락에 대한 우려가 지나쳤다는 분석에 따라 4분기 전망치가 높아지는 추세다.

또 철강은 환율 하락 수혜에다 중국 철강제품 가격 반등이란 호재에 힘입어 우수한 실적이 예상된다. 대표적인 내수주인 은행은 예대마진이 안정돼 실적 개선세가 뚜렷할 전망이다.

◆자동차주,매출 · 영업이익 동반 증가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반도체주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쟁 업체들의 몰락으로 반도체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고 있어 실적 개선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하이닉스는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4842억원으로 지난달 초(3072억원)에 비해 57.6% 급증했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투자자들이 IT주를 품목별로 나눠서 보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지난달 수출 증가세가 두드러진 반도체가 가장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IT주들은 4분기 영업이익 부진이 우려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증권사들의 4분기 영업이익(본사 기준) 전망치 컨센서스가 2635억원으로 지난달 초(3594억원)에 비해 26.6% 급감했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SDI도 한 달 반 사이에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각각 10.1%와 6.6% 줄었다.

기아차 등 대형 자동차주는 4분기 영업이익과 매출 컨센서스가 지난달 초에 비해 일제히 상승해 주목된다. 환율 하락에 대한 우려가 과도했다는 진단에 따른 것이란 설명이다.

기아차는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지난달 초 2256억원에서 2898억원으로 28.4% 증가했고 매출 컨센서스도 5.6% 증가했다. 현대차 현대모비스 글로비스 등도 영업이익과 매출 컨센서스가 함께 높아지고 있다.

고태봉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경우 쏘나타와 투싼IX 등 신차가 내수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면서 환율 하락에 따른 악영향을 상당부분 만회할 것"이라며 "여기에 미국과 유럽의 판매보증충당금 부담이 줄고 중국 인도 등 해외법인 지분법 평가이익이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보다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철강주,중국 수혜 기대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주는 철광석 유연탄 등 원자재 수입비용 부담이 환율이 내리면서 줄어든 데다 중국의 철강제품 가격이 반등하고 있어 수혜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포스코는 지난달 초에 비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5.6% 증가했고 매출 컨센서스도 6.8% 늘어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포스코 측이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4분기 실적이 더 좋을 것이란 점을 강조한 것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은행들은 지난해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로 현금 확보를 위해 앞다퉈 고금리 정기예금을 유치했던 부담에서 벗어나 내년 상반기까지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환율 하락으로 외화 조달 비용 부담이 줄어든 점도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외환은행 기업은행 등은 지난달 초에 비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10% 이상 증가했다.

오 팀장은 "지난해 말엔 현금 확보에 비상이 걸린 은행들이 8%대 정기예금까지 내놓으면서 돈을 끌어들여 부담이 컸지만 이제는 이런 부담이 줄어 예대마진이 안정적인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