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기업대상] 나눌수록 커지는 '따뜻한 경영' …행복이 꽃핀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자원봉사·국제구호·문화행사 등
景氣 상관없이 사회적 책임 실천
景氣 상관없이 사회적 책임 실천
#1.대한생명의 신입사원 및 신입FP 교육과정에는 봉사활동이 필수과목으로 들어가 있다. 입사는 곧 2만5000여명으로 구성된 이 회사의 '사랑모아봉사단'에 소속됨을 뜻한다. 회사 전 임직원은 연간 근무시간의 1%(약 20시간) 이상을 자원봉사활동에 할애해야 한다. 몸을 움직이는 수고뿐만 아니라 기금도 직접 마련한다. 사원들은 매월 급여의 일정부분을 사회공헌기금으로 적립하는 '사랑모아 기금제도'를 통해 봉사기금을 내고,회사는 매칭그랜트(Matching Grant) 제도를 이용해 직원 모금액과 같은 금액을 출연하고 있다. 경제위기가 심화됐던 올해도 이 같은 원칙은 변함없이 지켜지고 있다.
#2.금호고속의 모토(기업철학)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아름다운 기업 만들기'이다. 협력사와 상생협력은 물론 장애인 등 소외계층 돕기,헌혈운동,문화예술 지원,아름다운 노사문화,환경 · 안전경영 등을 7대 실천과제로 삼고 있다. 특히 지난 4월부터 서울문화재단과 제휴해 '문화가 흐르는 버스'를 테마로 문화예술 활동도 펼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 프로그램을 개발해 사회공헌활동의 근무인정,포상제 등 지원방안을 실천할 계획"이라며 "아무리 경제 사정이 어려워도 7대 실천과제는 변함없이 지켜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불황은 사회공헌 활동 및 봉사기금 마련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 이하 CSR) 활동의 진정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 경기호황을 틈탄 홍보용 '반짝구호'인지,아니면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려는 의지의 발현인지를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많은 기업들이 경기위축에 따라 활동내용을 상당폭 축소하고 있는 게 현실이지만,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상황임에도 여전히 묵묵히 사회공헌을 실천하고 있는 '히든 발런티어'기업들이 적지 않다.
◆"사회공헌 불황 몰라요"
KB국민은행이 대표적인 사례다. 불황에도 오히려 소외된 이웃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2008년 전국 101개 학교 1800여명에게 급식을 제공해 온 국민은행은 올해 3월부터 지원 규모를 늘려 전국 115개 학교 1856명의 결식아동에게 급식비를 지원하고 있다. 결식아동을 위해 사회복지사와 1 대 1 사례관리,문화체험도 돕고 있다. 2006년 시작한 KB국민은행영어캠프를 올해도 실시했다. 특히 올해는 도서 · 벽지 초등학생 350명을 초청해 영어캠프를 진행하는 등 캠프대상을 저소득층 청소년뿐 아니라 도서벽지 어린이,군인자녀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회사가 가진 '탤런트(Talent · 재능)'를 봉사활동에 쓰는 경우도 점차 늘고 있다. e-biz 토털 솔루션 전문업체인 아이네임즈는 2007년부터 방글라데시 산악지역 소수 민족인 줌머족의 정보통신 교육센터 건립 및 컴퓨터 운영기술 등을 가르치고 있다. 올해는 지난 3월부터 글로벌 보건의료 NGO인 메디피스의 홈페이지 제작을 지원했다. 주특기 중 하나인 홈페이지 제작기술을 공헌활동에 활용한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사이트 기획,디자인,개발에 이르기까지 홈페이지 제작의 전 과정을 지원하는 등 필요한 IT 인프라를 모두 구축해줬다"고 소개했다. 신한카드는 금융기관 답게 실질적인 기부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내 유일의 기부전용 사이트인 '아름人(www.arumin.co.kr)'은 많은 금융기관들이 벤치마킹하고 있는 대표적인 자동 기부시스템.이를 통해 지금까지 모은 기금은 무려 27억4400만원(11월 현재)에 달한다.
◆"사회공헌은 기업본질활동"
이처럼 상당수 기업들이 경기상황과 상관없이 꾸준한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은 어려운 때일수록 사회구성원과의 적극적인 접촉이 소비자들에게는 뚜렷한 차별점으로 각인되는 일종의 '상대성 효과' 때문이다. 피터 세르골드 뉴 사우스 웨일즈대 교수는 "경기상황은 전략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사회공헌활동을 추구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들을 구분해주는 시험대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실천은 그런 면에서 존경받는 기업선정의 핵심기준으로 더욱 확고히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최근엔 많은 기업들이 사회공헌 자체를 기업 본연의 이윤추구 활동과 함께 반드시 병행해야 할 본질적 활동으로 인식하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지난해 11월 열린 '2008 대한민국 사회공헌 CEO포럼'에서 "사회공헌 활동은 지속가능경영의 밑거름인 만큼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꾸준히 추진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경기가 나빠져도 사회공헌 활동은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한 것이다.
한편 올해로 6회째를 맞는 '사회공헌기업대상'은 기업들의 사회공헌문화를 확산시키자는 취지로 한국경제신문이 2004년 제정한 상이다. 올해는 대한생명보험이 자원봉사부문에서 5년 연속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또 금호산업㈜고속사업부(장애인복지)와 국민은행(청소년복지)이 4년 연속으로 복지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아이네임즈(국제교류),강원랜드(지역사회발전),GS홈쇼핑(아동복지),한국예탁결제원(지역경제발전),금호석유화학(지역사회발전)은 올해로 3년 연속 대상을 받았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