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지만 연말이 되면 수요가 달려 없어서 못 산다는 특급호텔 크리스마스 케이크가 올해도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올 연말 크리스마스 케이크 가격은 최고 40만원까지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최고급 트러플이 들어간 서울신라호텔의 '더 테이스트 오브 럭셔리'(사진) 케이크가 그 주인공이다. 서울신라호텔은 제과점 패스트리 부티크에서 연말을 맞아 홀리데이 스페셜 케이크 4종을 한시적으로 출시한다고 25일 밝혔다. 이중 최고가는 40만원짜리 더 테이스트 오브 럭셔리로 작년 30만원에서 10만원이 올랐다. 이는 지금까지 공개된 주요 특급호텔 케이크 중 가장 비싼 가격이다.더 테이스트 오브 럭셔리는 트러플(송로버섯)과 프랑스 디저트 와인 샤또 디캠을 넣은 케이크다. 올해는 트러플 양을 작년보다 25% 늘렸다고 호텔은 전했다. 이외에 올해 새로 출시한 '신라 베어즈 위스퍼'가 30만원, '화이트 홀리데이'가 17만원, '스노우 베리 초코'가 각각 15만원이다.신라호텔 관계자는 "홀리데이 스페셜 케이크는 연말 특별한 수요를 위해 개발된 상품"이라며 "연구 개발 과정부터 재료 선정, 높은 작업 기술 등 케이크 하나 제작에 드는 시간과 노력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도 연말을 앞두고 13종의 케이크 라인업을 공개했다. 이중 최고가는 35만원짜리 '위시 휠'이다. 총 50개 한정으로 판매하는 이 케이크는 호텔 페이스트리 셰프들이 24시간 동안 세공해 만들었다. 장식으로 올라간 대관람차 바퀴가 실제로 회전하는 것이 특징이다.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는 또 티라미수 케이크 '위시 아워'(15만원), 마스카르포네 크림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세계를 대표하는 럭셔리 브랜드 쇼룸이 모인 도산대로엔 터줏대감처럼 에르메스 매장이 골목 초입을 지키고 있다. 올 겨울, '럭셔리의 상징'과도 같은 에르메스의 서울 매장 한가운데엔 '헬로키티 동상'이 떡하니 놓였다.원래대로였다면 작고 귀여워야 할 헬로키티지만, 이 키티는 성인 남성이 눈을 들어 올려다보아야 할 만큼 거대하다. 하지만 이 '키티 동상'이 건물을 드나드는 모든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이유는 따로 있다. 동상에 금빛 후광이 비치기 때문이다.에르메스 매장 가운데 후광 키티를 세운 작가는 아티스트 듀오로 활동하는 김나영과 그레고리 마스. 이들이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전시 '파라노이아 파라다이스'를 펼치고 관객을 맞이하고 있다. 한국인 김나영과 독일인인 그레고리 마스는 오랜 작업 동료이자, 같이 삶을 꾸려가는 부부다. 김나영이 프랑스 파리 국립미술학교 유학 시절 같은 반이었던 마스를 만나 인연을 맺은 뒤 2004년 결혼했다. 올해 벌써 20년째 함께 작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부부는 아티스트 동료로, 또 인생의 동반자로 함께 세계를 돌며 전시를 열고 작품을 만들었다. 일본, 필리핀, 독일에서부터 아프리카까지 '노마드'처럼 떠돌며 살아왔다. 세계 여행을 펼치던 이들은 2019년 한국 땅에 정착했다. 양평에 작은 작업실을 마련한 뒤 그곳에서 텃밭을 가꾸고, 작품을 만들고 있다.부부는 항상 실용성과 효율성에 관심이 많았다. 버려진 물건들을 예술작품으로 재탄생시킨 작업을 펼치는 이유다. 이번 전시에서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잡동사니들을 구해다 작품을 만들었다. '키티 동상'도 이렇게 탄생했다.동
블루닷과 카이퍼가 전달하는 치유와 위로의 감각한국 뮤지컬에서 특히 자주 다루는 테마가 있다. ‘나는 너, 너는 나’로 압축할 수 있는 관계성 중심의 서사다. 이에 대해서는 두 가지 방향이 있다. 하나는 한 인물의 인격을 복수의 캐릭터로 분리하여 대립하게 만드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두 인물이 하나로 합쳐지는 방향으로 발전되는 것이다. 두 방향 모두 뮤지컬의 극적인 심도를 높이는 서사적 패턴으로 자리 잡아 있다.알앤디웍스(R&Dworks)의 2024년 신작 <이터니티>는 ‘나는 너, 너는 나’ 테마의 정점을 보여준다. 이번엔 블루닷과 카이퍼가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서로 다른 시공간에서는 완전히 다른 존재들이지만, 그 무엇보다 강력한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 끈은 바로 글램록(Glam Rock)이다.블루닷은 과거 1960년대 글램록의 슈퍼스타였고, 카이퍼는 2024년 현재를 사는 글램록커 지망생이다. 카이퍼는 블루닷을 통해 글램록을 배웠다. 그가 얘기하는 “매혹적인 록, 음악적으로는 로큰롤부터 아트록까지 다양한 양식을 두루 포함하고 거기다 원색의 가발, 화려한 의상, 반짝이는 화장까지 시각적 이미지로 완성되는 음악”이라는 글램록 개념은 블루닷을 통해 완성된 것이다.외로움을 이해하다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블루닷과 카이퍼는 ‘우주적 상상력’ 안에서 문학적으로 확장된다. 공연은 1977년에 발사된 보이저 1호 이야기와 칼 세이먼의 저서 <창백한 푸른 점> 안에 세계관을 놓는다. 블루닷은 보이저 1호가 1990년 60억km 우주에서 찍은 ‘지구’를 칼 세이먼이 ‘창백한 푸른 점’이라 명명한 것에서 가져온 이름이다. 카이퍼는 해왕성 궤도